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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불타는 늪 정신병원에 갇힘

바깥은 불타는 늪 정신병원에 갇힘

  • 김사과
  • |
  • 알마
  • |
  • 2020-11-05 출간
  • |
  • 228페이지
  • |
  • 131 X 213 X 22 mm / 356g
  • |
  • ISBN 979115992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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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뉴욕에서 먹었던 모든 음식에서는 완곡한 왜곡이 느껴졌다.
그것은 혹시 정치적 올바름의 맛이 아닐까?”

앙상한 뼈대만 남은 채 절대 꺼지지 않는 불길에 휩싸인 집으로 뉴욕의 이미지를 규정하며 19세기 랭보가 쓴 착란과 절망의 시를 호출하는 첫 번째 글을 넘기자마자, 이야기는 시끌벅적한 대낮의 뉴욕 도서관과 패션 잡지를 한 장 한 장 찢어 만든 것 같은 거리 풍경으로 바뀐다. 정키 소굴 로워이스트빌리지부터 “진정한 도시남녀들의 전시장, 유행의 패싸움장”인 첼시, 과거 마약중독자들의 치료소였던 이스트빌리지의 영기靈氣 가득한 집까지 거처를 옮겨 다녔던 경험을 풀어놓으며, 철저히 신분에 따라 살아야 할 동네를 정해놓은 뉴요커들의 동네 구획을 소개한다. 관념적인 그들의 원칙에 따르면 ‘자유로운 아시안 여류 소설가’로 분류되는 자신은 응당 파크슬로프 같은 곳에 살아야 한다는 식이다.
윌리엄스버그에 살면서는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 미국’을 발견한다. 작가는 장 보드리야르의 말을 빌려, 뉴욕은 전 세계인들의 원본 없는 ‘파생실재’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윌리엄스버그의 한 카페에서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주문하면 진짜 우유가 들어간 커피는 마실 수 없다. 아몬드밀크나 라이스밀크, 소이밀크가 있을 뿐. 그곳은 현란한 인공 정원의 세계다. 직접 가보는 것보다 구글맵에서 실체를 더 잘 볼 수 있는 곳.
보잘것없다고 알려진 뉴욕의 식문화에서도 텅 빈 소비문화의 한 단면을 발견한다. 일례로 작가는 고급 백화점 지하에 푸드코드 대신 향수 가게가 들어찬 광경에 의아해한다. 도시문명의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진열되어 있어야 할 백화점의 지하에서 번듯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을 보고는 능청스럽게 가설을 세운다. “뉴욕에서 먹었던 모든 음식에서는 완곡한 왜곡이 느껴졌다는 힌트를 따라서. 그것은 혹시, 정치적 올바름의 맛이 아닐까?” 거기서 작가는 풍요로움을 종합하는 것, 즉 총체적 풍요가 불가능한 것이 그저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미국의 청교도적 윤리를 생각한다. ‘완벽하게 올바른 방식’으로 ‘허공’에 떠 있는 뉴욕의 마천루를 떠올리면서. 일찍이 앤디 워홀이 말했었다. 뉴욕에서는 음식이 아니라 분위기를 파는 경향이 있다고. 워홀을 인용하며 작가는 옐프Yelp 어플리케이션에 올라온 레스토랑 댓글을 읊어준다. “대단히 만족스러운 식사 경험이었습니다.” 식사는 모르겠고, 식사 경험이 위대한 미국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다.
작가가 거닌 곳들은 원본이 없는 땅, 그래서 완벽한 인공의 세계를 축조할 수 있는, 허공에 뜬 성채로서의 미국이다. 그곳에서 “탄생의 순간부터 주도면밀하게 어떤 것들이 도려내진 것 같은” 잘 자란 미국 중산층들의 “매끈한 결여”에서 미국의 미학을 본다. “그 부지런한 결여에서 파생되는 이해도 자각도 설명도 불가능한 슬픔이 미국적 감상주의의 핵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팔에서 주기적으로 전해져오는 고통 같은 것.”(본문에서)

“거울 속 가짜 석양, 단 한 번도 활짝 피어나지 못한
스스로의 정신이 아득해져가는 광경을 지긋이 바라본다.”

앞서 1, 2부에서 현실 세계로서 뉴욕이라는 공간을 발로 움직이며 소비문화를 다룬다면, 3부에서는 좀 더 사회과학적인 관점에서 미국의 정신을 들여다본다. 단순히 어느 한 진영의 문제가 아닌 미국 정치의 근본 문제와 더불어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거대 미디어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만드는 2020년대식 파시즘적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히피 세대부터 그들의 자식 세대인 밀레니얼들이 어떤 정신 상태에 빠져 있는지를 세대론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살아남았다, 오롯이 혼자서. 그게 밀레니얼들이 가진 유일한 믿음이자 존재의 이유다. 생존은 밀레니얼들의 유일한 업적. 탄생의 순간부터 펼쳐진 무자비한 배틀로얄에서 살아 남았다는 것. 주위 사람들은 모두 죽어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혼자서 고독하게 살아남았다는 이 멜랑콜리한 느낌. 그 기묘한 정서가 그들을 마비로 이끄는 것이다. 그들은 예감한다. 영원히, 끝없는 인간 사냥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사냥터에서 자신은 계속해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맹목적 믿음이 또한 함께한다.”(본문에서)
밀레니얼들에게 내려진 ‘꿈을 실현하고, 정신을 고양시키고, 끝없이 경험하라’는 긍정주의 강령들이 히피 세대의 망상에서 나온 것이라는 인식은 흥미롭다. 평화와 사랑, 자연주의와 자유주의 같은 것들은 모두 정신병원에 갇힌 채 약에 취해 만들어낸 망상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비전을 많이도 팔아치웠고, 그들의 자식들은 선대가 약에 취해 상상해낸 라이프스타일 속에 스스로를 구겨 넣는다.
다소 무거운 주제와 개념들은 현란하고 광폭한 이미지들과 리듬에 취한 언어로 해체되어 각 장이 마무리될 무렵 한 편의 시와 같은 구절들 속으로 모여든다. 현대의 도시를 거니는 광인의 주술처럼, 혹은 예언처럼 미국의 탄생부터 두 번의 세계대전을 지나 지금 밀레니얼이 감각하는 대도시 뉴욕의 실체를 그려낸다.

알마 인코그니타(Alma Incognita) 시리즈
문학을 매개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특별한 모험을 떠납니다.

오카다 도시키
《우리에게 허락된 특별한 시간의 끝》 (오카다 도시키 지음, 이상홍 옮김, 2016년 8월)
《비교적 낙관적인 케이스》 (오카다 도시키 지음, 이홍이 옮김, 2017년 7월)

에르베 기베르
《유령 이미지》 (에르베 기베르 지음, 안보옥 옮김, 2017년 3월)
《빨간 모자를 쓴 남자》 (에르베 기베르 지음, 안보옥 옮김, 2018년 6월)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에르베 기베르 지음, 장소미 옮김, 2018년 11월)

우밍이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우밍이 지음, 허유영 옮김, 2018년 3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사탄탱고》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2018년 5월)
《저항의 멜랑콜리》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구소영 옮김, 2019년 5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오블리비언》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신지영 옮김, 2019년 10월)
《끈이론》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노승영 옮김, 2019년 11월)

김사과
《바깥은 불타는 늪/정신병원에 갇힘》 (김사과 지음, 2020년 11월)

* 계속 출간됩니다.


목차


첫 번째 편지

I
바깥은 불타는 늪
도서관 실패기
도시는 나의 것
윌리엄스버그에는 우유가 없다
카지노 도시

II
You Only Live New
Pillow Talk
DHL과 나
청교도의 저녁 식사
그랜드센트럴마켓에서 훔치기

III
내전 전야
우산 속 세계
2020년대의 파시즘
밀레니얼들을 위한 레퀴엠
아메리칸드림의 분열증과 망상증
Is There Anything Good about America?

마지막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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