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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외로움을 천천히 나의 외로움에 기대봐

너의 외로움을 천천히 나의 외로움에 기대봐

  • 클라라베베르그
  • |
  • 그러나
  • |
  • 2020-10-23 출간
  • |
  • 372페이지
  • |
  • 140 X 208 mm
  • |
  • ISBN 9788998120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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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한국의 독자들께!
제 소설이 한국어로 번역된다는 걸 알았을 때, 저는 제 소설이 고국에서 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 참 기뻤습니다. 어쩌면 지도에서 노르웨이와 한국 사이의 거리는 너무나 멀어 보일 수도 있고, 글자 모양도 전혀 다르지만, 우리들의 심장이 말하는 언어는 같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또한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인생이 완전히 무너져 내릴 때 삶의 의미와 맥락을 찾아가려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질병, 수학, 예술, 음악을 다루고 있기도 하고, 존재의 의미를 구하기 위해 예술을 사용하려는 시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생의 어두운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저는 수학 박사 학위를 마친 후 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건강상의 문제가 점차 심각해져서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고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저는 부모님 댁 지하실의 방에 그저 가만히 누워서, 생이 끝나버렸다는 것과 여생은 이런 꼴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웠습니다. 온몸에 힘이 없는 상황일지라도 무언가 해낼 만한 것을 찾아야 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일종의 희망이라도 주기 위해 매일 몇 줄의 문장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점점 더 많은 양의 작은 파편들을 모으게 되었지만 파편들은 서로 어울려 보이지 않았고 조화로운 맥락을 가진 이야기가 되지도 않았기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저를 구한 것은 수학이었습니다. 혹은 글 쓰는 과정에서 글의 내용과 구성 방식에 수학을 사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저는 박사 과정에서 프랙털이라고 불리는 기하학적 도형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전형적인 프랙털은 대개 파편화되어 있고 작은 크기의 자기 복사본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같은 요소들이 다른 크기와 다른 각도에서 계속 새롭게 등장합니다. 소설도 같은 방식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랙털 구조 속에서 반복, 복사, 거울처럼 비추기 등을 통해 글의 파편들을 묶어내면서 하나의 온전한 모자이크를 구성하는 소설을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소설에서 같은 이야기의 여러 복사본을 그려내기로 했습니다. 한 프랙털의 여러 복사본들이 약간의 변형을 지니지만 동일한 기본 토대를 가지는 일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인생이 서로 엮어지고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는 이야기를. 소설에서 1800년대를 살았던 소피야 코발렙스카야와 현대를 사는 라켈 하브베르그, 두 명의 여성 수학자를 만나게 되실 겁니다. 저 는 소피야의 삶과 라켈의 삶 모두에서 그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 평행선처럼 같은 요소들이 소설의 전반에 걸쳐 겹쳐지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장면들은 똑같은데 새로운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다른 경우에는 활자적인 부분의 평행입니다. 한 문장 혹은 전체 단락이 약간의 변형과 함께 반복되는 것이지요. 더불어 저는 서사와 시대를 넘나들며 반복되고 퍼져나가는 파편들로 한 생의 패턴을 드러내기 위해 프랙털 구조를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소설의 구조는 프랙털만큼 클래식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제게 글쓰기란 리듬과 울림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무언가 입니다. 국지적인 면에서 문장의 흐름뿐 아니라 어떻게 테마들이 어우러지는가에 대한 부분까지요. 특히 동일한 테마가 약간의 변주와 함께 새롭게 등장하고, 변형되고, 도치되고, 조율되는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곡에서 장조와 단조가 지속적으로 변환되는 방법에서도 영감을 받았습니다. 제 소설 역시 동일한 특징을 갖길 바랐습니다. 빛과 어둠이 동시에 존재하고, 이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인지 구별하는게 어려울 정도로 서로 촘촘히 엮여 있기를 바랐습니다.
어느 독자분들은 눈치채실 수 있겠지만 주인공의 이름 라켈 하브베르그(Rakel Havberg)는 제 이름 클라라 베베르그(Klara Hveberg) 글자의 순열입니다. 저는 라켈이 제 어둠의 쌍둥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켈은 기본적으로 제 삶과 많은 부분이 동일하고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라켈은 제게서 해방되었고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경험했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소피야 코발렙스카야의 복사본과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라켈은 저를 놀라게 하기 시작했고, 저는 그녀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습니다. 예를 들어 소피야 코발렙스카야는 미신적인 경고 같은 꿈들을 믿었는데, 갑자기 라켈 역시 행운의 숫자를 갖게 되고 어쩌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패턴과 맥락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소설이 끝이 나고 제가 라켈을 놓아주어야만 하는 시간이 왔을 때, 저는 그녀와 말동무가 되어 지내던 시간이 그리웠습니다. 저 자신보다 더 최악의 일을 겪는 주인공은 굉장히 큰 위로가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라켈이 세상 밖으로, 심지어 한국으로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일이 참 기쁩니다. 한국에서 라켈이 말동무를 할 누군가를 찾아내고, 어쩌면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_클라라 베베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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