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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시인 한하운

파랑새 시인 한하운

  • 한영미
  • |
  • 산하
  • |
  • 2020-10-26 출간
  • |
  • 124페이지
  • |
  • 153 X 215 mm
  • |
  • ISBN 97889765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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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도 사람입니다’
“한번도 웃어 본 일이 없다/ 한번도 울어 본 일이 없다/ 웃음도 울음도 아닌 슬픔/ 그러한 슬픔에 굳어 버린 나의 얼굴.” 한하운의 시 〈자화상〉의 첫 구절입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마음 아플 때에는 아무런 표정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지요. 한하운의 경우가 바로 그랬습니다. 그는 한센병 환자였습니다. 당시에는 나병, 아니 심지어 문둥병이라 했지요. 이 병에 걸린 사람은 문둥이라 불렸고요. 야박하고 비속한 표현입니다. 이 병을 일컬어 천형(하늘이 내린 벌)이라고도 했습니다. 무지와 두려움에서 생긴 편견이지요. 오죽했으면 한하운은 자신의 글에서 ‘나도 사람’이라고 부르짖었을까요. 이 병에 걸리면 몸의 감각이 없어지고 피부와 뼈 조직이 크게 변형되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염력이 지극히 낮고 이젠 완전한 치유가 가능합니다.
그의 어릴 때 이름은 한태영입니다. 넉넉한 집에서 2남 3녀 가운데 맏이로 태어나 한껏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지요. 병의 징후가 처음 나타난 것은 열두 살 때이지만, 이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 듯합니다. 여름방학이 되자 금강산으로 요양을 가서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에 옮기는 재미에 빠지기도 하지요. 이듬해에는 일제 강점기 최초의 5년제 공립학교인 이리농림학교 수의축산과에 입학합니다. 그러나 운동도 열심히 하고 문학 작품에도 흠뻑 빠져 있던 시절, 청천벽력처럼 한센병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이후 병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부도 직업도 중단한 채 남몰래 고향집으로 향하지요.

‘나는 시인입니다’
집에 돌아와 있어도, 주변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골방과 다락에 숨어 지내는 신세였어요. 견디기 힘든 고통과 숨이 막힐 듯한 절망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그는 이름을 하운으로 바꿉니다. 하운(何雲), 여기엔 ‘자유롭게 떠다니는 어떤 구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답니다. 그리고 자신의 심정을 담은 시 〈파랑새〉를 쓰지요. 시에서 그는 푸른 하늘과 푸른 들을 훨훨 날아다니며 마음껏 노래하며 우짖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 푸르른 자유는 죽어서나 가능한 소망일 테지요. 하지만 시를 쓰면서 한하운은 살아야 할 이유를 찾게 됩니다. 눈여겨볼 것은 한하운이 〈파랑새〉를 한글로 썼다는 점입니다. 이 시를 쓴 것이 1944년의 일이니, 일제가 우리말 우리글을 극성스럽게 단속하던 시기입니다. 그러나 막막하고 절절한 마음을 오롯이 담아내려면 정갈한 우리글로 쓸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의 시가 개인의 푸념이나 탄식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물결이 일게 한 또 다른 중요한 이유일 겁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황톳길
꿈결처럼 해방이 찾아왔지만, 이것은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강대국의 손에 의해 엉뚱하게도 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갈렸습니다. 한하운은 북한 정권의 토지개혁으로 재산을 모두 빼앗긴 데다, 자기 때문에 애면글면하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셨지요. 치료 약을 구하기 위해 한하운은 남쪽으로 갈 결심을 합니다. 삼엄한 검문을 거치며 간신히 서울에 도착하지만, 본격적인 치료를 받으려면 다시 멀리 남도 끝에 있는 소록도라는 섬으로 가라는 말을 듣습니다. 사람들이 꺼려 기차를 탈 수도 없고, 끝없이 홀로 걸어가는 천 리 길이지요.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소록도로 가는 길에 쓴 시 〈전라도 길〉을 여는 구절입니다. 온몸에 타는 듯한 볕을 받으며 성치도 않은 발을 끌고 끝없이 가는 황톳길이 펼쳐집니다. 우리 현대 시에서 이보다 절절한 장면이 있을까요? 그는 가까스로 소록도가 보이는 바닷가에 이르지만, 여기서 발길을 돌립니다. 섬으로 들어가면 다시는 세상 구경을 못 할 것 같아서였지요. 갇힌 곳의 편안함보다는, 힘들고 외로워도 자유를 택하고 싶었답니다.

마침내 영원한 자유를 얻다
“가갸 거겨/ 고교 구규/ 그기 가.// 라랴 러려/ 로료 루류/ 르리 라.” 〈개구리〉라는 시의 전문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던 한하운이 어느 초등학교를 지나다가 떠올린 시랍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만을 모았는데도 시가 될 수 있냐고요? 그럼 제목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학교에 막 입학한 아이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우리 글을 배우는 소리가 마치 햇살 좋은 날 개구리들이 목청껏 부르는 합창처럼 울리잖아요. 우리나라가 독립을 맞고 불과 몇 년 안 된 시기의 밝고 활기 넘치는 장면입니다. 시는 문학의 여러 갈래 가운데 음악과 가장 가깝다고 하지요.
전쟁과 분단, 지독한 가난과 외로움, 여전히 거리를 두는 주위의 눈길…. 늘 힘들고 고달픈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한하운은 이제 시를 통해 절망의 바다를 건넌 듯합니다. 한하운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른 한센인들을 도우면서도 꾸준히 시를 썼습니다. 누가 뭐래도 자신의 본분은 시인이니까요.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늴니리.” 〈파랑새〉 〈전라도 길〉과 함께 교과서에도 실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보리피리〉의 일부입니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눈앞에서 초록빛 보리밭이 넘실대는 느낌입니다. 예전엔 농촌 어디에서나 흔히 보는 봄 풍경이었지만, 시인은 고향의 언덕과 들판을 떠올렸겠지요. 싱싱한 보릿대로 풀피리를 만들어 불면서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했겠지요. 1975년 2월의 어느 날, 한하운은 마침내 눈을 감았습니다. 힘들고 서럽던 세상 위로 훨훨 날아올랐습니다. 그는 파랑새가 되어 지금도 고향의 푸른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고 있지 않을까요.


목차


나도 사람입니다 *6
쌍봉리 도련님 *12
고향으로 *36
어머니 *54
남행 열차 *68
시를 파는 명동 거지 *86
파랑새가 되어 *110

글쓴이의 말 시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지요 *122

도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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