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막막한 둘이 만나 펼쳐지는 아름답고 놀라운 우주!
‘코로나 블루’라는 말처럼 우울이 만연한 요즘입니다. 여행은커녕 가까운 친구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죠.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시절은 옛일이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집에서 갇혀 있는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림책『쓸쓸하고 막막한 카멜레온』의 주인공 ‘보라’도 우리와 같은, 아니 어쩌면 우리보다 더 답답한 처지입니다. ‘보라’는 언제나 혼자입니다. 태어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외로움에 보랏빛으로 물들어 보라가 보는 세상은 온통 쓸쓸한 파랑입니다. 그런 ‘보라’에게 어느 날 새 친구가 나타났어요. ‘연두’예요. 새로울 것 없이 언제나 홀로 쓸쓸한 보라와 갑자기 낯선 곳에 떨어져 두렵고 막막한 연두가 만났습니다. 둘의 만남은 자신들은 물론 세상을, 우주를 바꾸는 놀라운 변화를 불러옵니다. 그림책『쓸쓸하고 막막한 카멜레온』은 슬픔과 두려움, 우울과 막막함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카멜레온의 변색이 보호색이라는 가설보다 기분이 변하거나 서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색이 변한다는 이론이 더 우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슬픔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일까요? 보라와 연두는 우울해서 슬프고, 막막해서 슬펐어요. 누군가의 슬픔을 색으로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럴 땐 어떤 색의 위로를 건네야 하는 걸까?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림책『쓸쓸하고 막막한 카멜레온』의 두 카멜레온처럼 조심스럽게 다가가 눈을 맞추고, 상대를 살피며 따뜻한 말과 몸짓으로 서로를 토닥여주는 것뿐일 거예요. 요즘처럼 우울이 만연한 세상, 슬픔을 위로하는 슬픔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다양한 색을 띠고 있는 마음을 발견하게 될지 몰라요. 함께여서 힘이 되고 함께여서 더욱 빛나는 그런 아름다운 색깔의 마음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