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봄날, 꽃들은 홀로 피고 졌습니다. 여름, 휴가철에는 집에서 조용히 보냈습니다. 가을, 추석은 가족 상봉의 반가움 대신 안타깝게도 마음만 전하고 지나갔습니다. 바뀌지 않은 일상은 없습니다. 잠시면 끝날 것 같던 코로나19는 언제까지 계속될는지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이제는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합니다.
수필 인구는 근래 들어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필은 시와 소설과 함께 3대 문학 장르의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수필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할 기회가 되어 이럴 때 더 필요한 문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것이 수필 쓰기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수필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좋은 수필 쓰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붓 가는 대로 그린다고 해서 좋은 그림이 되는 것이 아니고, 붓 가는 대로 쓴다고 모두가 좋은 서예 작품이 아니듯, 붓 가는 대로 쓴다고 모두 좋은 수필을 쓰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서는 수필이라는 그릇을 채울 수 있는 삶의 경륜과 마음의 수련이 있어야 합니다. 수필에는 쓰는 이의 삶을 그대로 묻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유독 수필은 젊은 작가를 찾기 힘듭니다. 이는 좋은 수필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야기해 줍니다.
해마다 문우의 정을 나누던 문학기행도 올해는 취소되었습니다. 수필 교실도 멈추고 내일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도 수필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인연이 되어 언제나 소통하고 마음을 키우는 선수필 작가회의 희망과 발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기 코로나로 멈추어진 일상 속에서도 삶이 살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56인의 문우들이 수필을 모아 선수필 작가회 동인지 제6집 『바람이 전하는 말』을 엮어냅니다. 잔물결이 바람에 헤적이듯, 갈댓잎이 가을바람을 전하듯 동인지에 담긴 수필이 문우의 마음에 울림을 일으키길 바랍니다.
동인지 발간에 참여하신 문우 여러분과 편집을 도와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회장 발간사 전문
[참여 작가]
이미애 정하정 권용완 허정열 정의채 박경빈 백두현 윤경화 김갑주 서미애
박서연 김선형 임순자 최성록 김순덕 김경희 이영숙 장희숙 정수경 김현희
민경관 이정심 강연희 김 미 서정진 임영애 지용헌 김미정 허모영 황성규
민경찬 이희도 임영도 이단경 강명자 김임순 임영숙 김희정 현금자 이예경
이채영 문선자 서양호 이정선 이선 이제봉 김동진 양재완 최미지 김나은
서민용 최현숙 김부순 박온화 신미정 곽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