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8.5만 명의 랜선 집사를 감동시킨 모리네 가족 이야기가 육아육묘 에세이로 출간됐다. 동물을 좋아하는 수의사지만 유독 고양이에겐 어려움을 느끼던 저자는, 보호소 출신이지만 병원에 눌러앉은 고양이 호박이와 친해지면서 반려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평균 15년에서 20년을 사는 고양이의 평생을 책임져야 하기에 그만큼 오래 고민했고, 처음엔 동물 키우기를 반대했던 아내의 동의도 얻어 마침내 아기 고양이 모리를 데려온다. 고양이 집사나 아빠라는 호칭 대신, 고양이 동생의 미래를 든든하게 책임져 주는 형이 되자는 생각에 스스로를 ‘형아’로 부르겠다 다짐하면서.
모리를 건강하고 행복한 고양이로 키우기 위해 저자는 수의사로서의 지식을 십분 발휘했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발톱 깎기나 양치질 훈련을 거친 끝에 모리는 ‘관리받을 줄 아는 고양이’로 거듭났다. 캡슐 약도 과자처럼 맛있게 씹어먹는 모리의 모습은 놀라우면서도 사랑스럽다.
아내가 임신하면서 부모님께 “고양이를 같이 키워도 괜찮겠니?”라는 염려를 들은 저자는 ‘이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의 현실이구나’ 하고 깨닫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아이와 고양이가 함께 잘 지내는 모습으로 안심시켜 드리자고 다짐한다.
소은이의 등장으로 변화한 가족관계에 적응하려 애쓰는 건 저자뿐만이 아니다. 외동 고양이 시절 관심을 독차지했던 모리도, 아이와 함께 사는 고양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다. 자꾸 놀자고 보채는 소은이를 귀찮아하는 척하면서도, 막상 소은이가 잠들면 ‘고양이 삼촌’의 눈으로 곁을 지키는 모습도 훈훈하게 펼쳐진다.
아이와 고양이의 공존은 말로만 강조해선 이뤄지지 않는 법. 저자는 먼저 모리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고양이와 공존하는 법을 가르친다. 모리를 향한 아빠의 부드러운 손길과 다정한 말투를 보고 자란 소은이도, 서툰 발음으로 “모디 사앙해”하고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어린이로 성장해 간다. 모리보다 작았던 아기 소은이가 어느새 모리에게 간식을 챙겨주는 어린이로 자란 마지막 페이지의 가족사진은 저자와 아내, 모리와 소은이가 함께한 시간을 압축해 감동을 준다.
이 책은 고양이 모리와 딸 소은이의 성장기가 주축을 이루지만, 한편으론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결혼해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 되고, 고양이를 몰랐지만 열심히 공부해 모리의 반려인이 되고, 딸 소은이를 낳아 육아하는 아빠가 되면서 저자는 육아의 어려움과 보람을 알아간다. 남편, 형아, 아빠라는 이름의 무게는 무겁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 속에 그 이름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묵직한 충만함으로 다가온다.
아직 미숙한 딸이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기다려주고 지지하던 저자는 “내가 오늘 많은 일을 능숙하게 하는 건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었다. 실수투성이에다 서툴던 나를 포용하고 기다려 준 누군가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를 넘어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돌보는 꿈. 어렸을 땐 그 평범한 꿈을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지만, 이제 저자는 그 ‘보통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가족의 이야기가 특별한 건,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긴 저자의 묵묵한 시선 덕분일 것이다. 육아육묘 가정을 꿈꾸는 고양이 집사뿐 아니라, 육아에 지친 아내의 고충을 이해 못 하는 남편에게도 권하고 싶은 본격 ‘육아육묘 장려 에세이’다.
■ 랜선 집사들의 한마디
유독 모리네 이야기를 보면 마음이 따듯해졌어요. 소은이를 생각하는 아버지의 따듯한 부성애와 모리를 어여삐 여기는 가족들의 사랑이 모든 글에서 묻어났어요. 그러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인지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소은이의 손짓과 예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 보였고, 언젠가 부모가 되어 자식이 생긴다면 딱 이런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 책의 발간이 너무나 반갑네요!(@kcoco_hj)
모리와 소은이의 이야기라니요! 벌써부터 마음이 따뜻해요. 늘 사진과 함께 올라오던 한마디들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 따뜻한 느낌을 길게 길게 읽을 수 있다니 굉장히 기쁩니다. 처음엔 제 이상형 야옹이인 모리가 너무너무 귀여웠는데 가만 보니 소은이와 함께하는 일상들이 더욱 간질간질하고 평화롭고 귀엽지 뭐예요! 소은이가 동생이 있냐는 물음에 “고양이가 있다”고 답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좋았고 부러웠어요. 나도 고양이 있고 싶다! 모리와 소은이 서로 잘 보살피며 건강하게 지내는 게 랜선 이모의 바람입니다. (@shonchaeyeon)
따뜻한 색감의 사진에 아가 소은이의 행복한 미소, 그리고 동글동글 말랑말랑 따끈 포근한 고양이 모리. 사랑을 한가득 받아서 이렇게 사랑스러워 보였구나 싶었어요. 아무리 힘든 날을 보냈더라도 소은이와 모리를 보면 마음이 사르르 녹습니다! 모리 가족이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 저도 행복해졌어요. 앞으로도 항상 행복해 주세요! (@yjsyjs__)
고양이를 키우는 초보 집사인데, 모리 뿐만 아니라 모리가 따뜻한 가족과 함께 어우러져 지내는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힐링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소은이를 친구처럼 동생처럼 항상 옆에서 지켜보는 모리도 너무 예쁘고, 그런 모리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쓰다듬으며 예뻐해 주는 소은이를 보며 저도 나중에 예쁜 아기에게 꼭 이런 관계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지막한 목소리로 모리를 부르는 집사님과, 그런 집사님에게 다가와 대답하고 머리를 비비는 모리의 모습도 너무 따뜻하네요. (@pitapat_jenny)
#어린이와_함께_사는_고양이. 소은이와 모리가 함께 있는 이야기에 붙는 이 태그가 제일 따뜻하고, 행복하고, 보기만 해도 웃음이 막 지어졌어요. 제일 바라는 오래된 소원이기도 하고요. 선물 같은 모리와 소은이!! 보물 같은 선물을 사랑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엮어 오래 볼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applelime.g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