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는 시선과 담론의 교차. 지금 여기의 아시아를 그리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enter, ACC)은 개관 이래, 방문연구 프로그램(ACC Residency Fellow, ACC_R Fellow)을 운영하며 국내외 아시아 문화 연구자 지원에 힘을 쏟아왔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광주에 위치한 ACC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세미나 · 심포지엄 등 학술활동 및 여러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연구 성과를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연구 중 학술적 가치가 높은 글을 수록한 '교차하는 아시아' 시리즈는 아시아라는 공통된 지정학적 범주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관습·언어·시각·소리 등 주제를 구체화하는 방식에 따라 복합적이면서도 이질적인 문화 해석을 선보인다. 특히 이론 면에서는 정치·종교·문화·예술 등 학문 간의 다양한 지식이 교차하고 있으며, 방식 면에서는 연구 지역의 주민 내지 관계자들과 긴밀한 교류, 면담, 설문조사 등 현장 연구를 통해 실체에 보다 접근하는 형태를 띤다. 즉, 거대한 문화의 흐름을 조망하기보다 우리 주변의 삶과 그 안에서의 발생하는 작은 현상들이 어떻게 문화의 형태로 구체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남아시아 은퇴이주 문화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코로나 시대 이전, 전 세계인들은 세계화에 발맞춰 국경을 빈번히 넘나들며, '이주' 행위를 어렵지 않게 목도해 왔다. 초기 은퇴이주자가 서구 복지 정책의 수혜를 입은 노인들을 중심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유럽으로 이주하는 초국가적 움직임을 보였다면, 신자유주의의 영향에 따른 오늘날 이주자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시민들로 보다 다양한 이유로 이주를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동남아시아의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은 과거 서구 유럽의 은퇴자들을 겨냥한 은퇴비자 프로그램에서 아시아인들을 위한 새로운 이주 정책을 제안한다.
전통적인 이주자의 틀을 깨뜨리는 한국 이주민의 탄생
동남아시아 3개국 내 한국 이주자들의 출현은 새로운 이주문화의 탄생을 알렸다.
노인을 위한 나라인 동남아시아에서 이들은 어떻게 개입하여 자신들의 욕망을 투영해 나갔을까?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의해 발현된 초국가적 움직임 속에 다시금 재현되는 국가주의의 새로운 이면을 파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