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회, 중세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교회사를 관통하는 낯선 전통
한때 핍박받던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팽창과 더불어 국가의 공식적인 종교로 인정받으며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 이후 주류 역사에서 밀린 적이 없는 기독교. 새로운 사상과 과학적 발견이 쏟아지던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 교회의 신성뿐만 아니라 세속의 절대 권력마저 해체되어 가는 근대를 지나오는 동안, 교회는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는 이슬람의 위협에 맞서야 했고, 그 과정에서 세속의 권력과 수위권을 두고 끊임없이 서로 경쟁해야 했으며, 개신교와는 분열을 경험했다. 교회의 결정과 선포는 사회에 대한 교회의 선포나 마찬가지였다. 교황의 권력이 정점을 향해 가는 동안, 타자에 대한 제도 교회의 탄압은 공식화되었다. 급변하는 시대의 소용돌이에서 교회는 어떤 가치와 전통을 지키려 했을까?
사회의 문제에 교회는 어떻게 대응했는가
이 책은 공의회를 기독교 사상과 교리를 수립해 가는 협의의 과정으로만 보지 않는다. 격동하는 유럽 사회가 마주한 다양한 문제 앞에서 교회가 시대의 부름에 대응한 방식이었음을 보여 준다. 100년에 한 번꼴로 열린 가톨릭교회의 공의회는 변화와 개혁에 대한 시대의 요구 앞에서 교회가 나름대로 고민하고 해법을 도출해 내려 애썼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1,300년간 공의회에서 교회가 내린 결정들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권위를 갖게 되거나, 다른 세력을 정죄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역사 속에서 교회의 낯선 전통을 조망해 보는 이 책은, 역사의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교회가 진정으로 붙들어야 할 가치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제공한다.
유럽의 사회사를 통해 읽는 교회의 선택과 결정들 그리고 오늘 우리가 가야 할 길
가톨릭교회가 보여준 종교적 상상력과 새로운 실험들은 긍정적 의미로든 부정적 의미로든 전통의 틀로 굳어졌다. 개신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성서 중심주의의 기치 아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또 다른 전통을 만들어 왔다. 내적 쇄신에 대한 요구가 안팎으로 거센 현실에서 한국 교회는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중세 교회사에 관한 탁월한 글쓰기로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인문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저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역사적 맥락 속에서 교회가 걸어온 길을 명확하게 보여 준다. 그럼으로써 교회가 시대정신을 아우르는 새로운 전통을 제시할 수 있도록 중요한 논의 주제를 우리 앞에 제시한다. 개혁에 대한 시대적 부름 앞에 이제 한국 교회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