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 화제의 한문 선생님!
유튜브 조회수 50만 뷰, 이명학 교수의 명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며 배움에 대한 열망이 되살아날 때, 우리는 어린 시절 배웠던 ‘외국어’를 다시 펼쳐든다. 어른이 되어도 영어 열풍이 단연 거세지만 한자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비인기 영역’이다. 우리가 평소 쓰는 말의 70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한자는 왠지 어렵고, 외우기 힘든(싫은!) 언어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공허한 일상을 채워줄 ‘비장의 무기’가 곁에 가까이 있듯 한자도 마찬가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조어가 생겨나고 세대와 시대를 가르는 언어문화가 사람 사이를 가로 짓는 요즘, 영혼 없이 겉도는 ‘아무 말’ 대신 한자를 통해 잠시 나의 언어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날마다 내뱉고 듣고 주고받는 언어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된다면 삶이 조금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이명학 교수의 어른이 되어 처음 만나는 한자》는 오랜 세월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말해온 저자가 전하는 한자 이야기다. 일상에서 한 번쯤 주고받은 대화,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본 대사, 뉴스에 등장한 낱말과 표현들을 바탕으로 한자어의 깊은 속내를 자연스레 풀어 나간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고 별다른 지식이 없이도 쏙쏙 익힐 수 있도록 말하듯 쉽게 써내려간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한자어를 중심으로 그 속뜻을 풀이하고 주변 이야기를 덧붙여서 작은 칼럼을 썼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보내주었는데 의외의 반응이 전해져왔습니다. 대부분 한자를 배운 세대였지만 그런 의미인 줄 몰랐다고 하거나, ‘수박 겉핥기’로 대충 알고 있었다고도 하였지요. 또 주변 이야기를 함께 읽는 ‘새로운 한자 공부’를 무척 흥미로워했습니다. _서문에서
애초 이명학 교수의 ‘한자 공부방’ 칼럼은 지인의 지인, 그 곁의 지인들에게 입소문으로 전해져 오다가 지난 5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공감을 얻게 된다. 그의 재치 있는 한자 풀이를 들으며 “우리만 몰랐어요?” “다들 알고 있어요?”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한 방송인 유재석과 조세호의 뜨거운 반응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대중의 눈높이와 절묘하게 맞닿았던 것이다. 그의 한자 강의는 방송 후 유튜브를 통해서도 지속적인 인기를 끌며 연일 조회 수를 갱신하는 중이다. 저자는 그동안 연재해온 글을 책에 담아내고자 문장과 단어를 다시 한번 섬세히 살피고 정교히 다듬으며 첫 단행본 《이명학 교수의 어른이 되어 처음 만나는 한자》를 완성해 냈다.
지식 없이 읽어도 충분합니다!
술술 읽고 쓸모 있게 활용하는 한자 공부
누구나 알지만 막상 그 뜻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영역이 바로 ‘한자’다. 우리는 한자어 어휘를 한글로 적고 익힌다. 한자를 통해 한자어의 뜻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한글로 적고 사전적 뜻을 외우는 방식이다. 때문에 어휘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한 채 문맥 속에서 대강 파악해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익힌 어휘로 ‘말하기와 글쓰기’를 한다면 엉뚱한 내용으로 바뀌고 만다. 소통은 정확한 의미의 전달인데, 자신이 알고 있는 대강의 뜻으로 소통을 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명학 교수는 “한자어를 한자로 익히는 것이 더디고 비효율적인 듯해도 어휘의 정확한 뜻과 개념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명학 교수의 어른이 되어 처음 만나는 한자》는 ‘반전의 한자어’ ‘오해의 한자어’ ‘발견의 한자어’ ‘관계의 한자어’ ‘공감의 한자어’ 총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한자어는 다 중국에서 만들었을까? 1장 ‘반전의 한자어’에서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 만든 반전의 한자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섭씨, 양말, 용수철, 깡패, 소위, 구라파 등 단어 하나하나 톺아보는 재미가 크다. 2장 ‘오해의 한자어’에서는 당연하게 써온 말이었는데 알고 보니 뜻이 전혀 다른 낱말들을 살펴본다. 사직서, 식겁, 염치불고, 의형제, 만찬 등 한 끗 차이로 생겨난 언어의 속뜻을 살피는 쾌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도수 치료와 맨손 치료의 차이는 무엇일까? 환경과 자연의 어원은 무엇일까? 3장 ‘발견의 한자어’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일상의 한자어를 들여다본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낱말 풀이를 읽다 보면 한자어 하나를 통해 얼마든지 새롭고 재미있는 풀이가 이어진다. 4장 ‘관계의 한자어’에서는 이심전심, 금슬, 과유불급 등의 낱말을 통해 언어에 깃든 오해와 실수가 진정한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말과 말 사이의 오류와 편견은 서로 간의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언어 이해가 모자란 탓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5장 ‘공감의 한자어’는 배려와 이해, 존중으로 향하는 언어의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언어 규칙이 무너지고 언어생활이 갈수록 포악해지는 지금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게 무엇일까. 바르고 정확한 언어로 나의 목소리를 내고, 상대방 이야기에 오해 없이 귀 기울이며, 서로 진정한 소통을 이루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일상 속 한자를 배우며 속이 꽉 찬 만두를 먹듯 마음과 가슴이 든든해지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