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특별한데, 내가 그걸 읽을 뿐이야.
갑자기 쏟아진 장맛비에 작은 카페 처마에 비를 피하다 문뜩 축 처진 어깨를 한 나를 향하며 그녀가 했던 한마디. 나의 존재와 나의 쓰임을 위로해주며 함께 비를 맞아주는 그녀 덕분에 쓰인 글.
너의 글에 해석이 더해진다면, 그건 단순히 답에 대한 연장 글이 아니라.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보물 상자 같아.
글을 쓰는 사람을 친구로 두면, 그 글의 탄생을 엿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해주던 이.
그래서 써진 글과 글에 대한 또 다른 답. 서로 깊게 공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싶어 적은 욕심 가득한 글.
멀리 떨어진 단어들을 묶어내는 그 솜씨에 반했어.
끝말잇기처럼 말도 안 되는 단어들이 나름의 규칙을 가진 것 같은 마법을 가진 글이라며,
감탄 어린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던 그. 그래서 날것의 순간으로 남은 글.
너의 글은 눈길이 머무르고 싶은 문장들이야.
머뭇거리는 자신의 눈동자가 마치 글에 고백하는 순간처럼 느껴진다던 사람.
떠나가고 싶지 않아, 머무는 법을 의연히 적어 내려간 글.
당신의 글은 새벽에 내리는 비 같기도 하고, 카페에 앉아서 보는 거리의 풍경 같기도 하고.
저녁 달이 따뜻해지는 느낌이거나, 저물어가는 땅이 차가워지는 느낌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