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나의 고전 일기〉
“공자가 땅이라면, 붓다는 하늘이요, 노자는 바람이라고 했다.”
어디에서 보고 적어둔 것인데 적을 땐 특별한 느낌이라 적은 듯한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목적도 없이 현관을 나섰다. 무심코 하늘을 보니 흰 구름 뭉텅이가 흐느적거리며 바람이라도 타는 듯 쉼 없이 흘러간다. 세찬 바람이 나를 밀치듯 스쳐 지나간다. 분명 밀쳤는데 보이지는 않구나.
도덕경을 펼쳤다.
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 名可名非常名(명가명비상명).
많이 들어온 말이다.
아무 곳이나 펴서 읽어도 느낌은 대부분이 이러하다. 작정하고 읽은 적도 없다. 지인 중에 어떤 이는 도덕경을 삼 년 동안 공부했다고 했다. 부럽기도 하여 책을 펼치니 노자에 걸려 넘어지겠다. 복잡한 글자는 돋보기로도 가늠이 쉽지가 않다. 공부도 젊어서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삼십 분이 못 되어 책을 덮었다. 충혈된 눈을 감고 앉으니 머릿속이 하얗다. 훗날, 그때가 그래도 좋았는데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