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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무 일찍 온 것일까 늦게 온 것일까

난 너무 일찍 온 것일까 늦게 온 것일까

  • 유재현
  • |
  • |
  • 2006-05-10 출간
  • |
  • 326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82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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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오랜 침묵과 우회

소설가 유재현은 한국 문단에서 이색적인 존재라 할 만하다. 1992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중편소설 "구르는 돌"을 발표하며 등단했지만, 이듬해까지 몇 편의 작품을 더 선보인 뒤 그의 이름은 문단에서 사라졌다. 오랜 침묵 끝에 2000년 단편 "솜산과 뚜이안"("창작과비평" 겨울호)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한동안의 칩거기를 거쳐 2004년 5월 캄보디아 땅을 무대로 한 연작소설집 "시하눅빌 스토리"(여섯 편의 작품 중 "솜산과 뚜이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발표작)를 펴내며 비로소 유재현이라는 작가의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하눅빌 스토리"는 캄보디아라는 소설의 공간도 그러하지만 “한국인이 등장하지 않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단연 낯설고 이채로웠다. 그러나 오랜 침묵과 우회 끝에 작가가 도착한 인도차이나 반도의 현실과 역사성이 ‘지금, 이곳’ 한국의 현실을 새로운 소설적 상상력 속에서 비판적으로 돌아보기 위한 거울이라는 점은 연작소설집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작품 해설에서 “"시하눅빌 스토리"는 한국 소설의 외부를 들여다봄으로써 내부를 성찰하고자 하는 작가의 열망으로 가득 찬 작품집”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그 내부와 외부가 서구적 근대 혹은 제국주의라는 공통의 타자로부터 상처 입은 역사적 유대를 밑그림으로 동아시아적 동시대성을 통해 연결되어 있음은 새삼 부연이 필요없을 터이다.

80년대 민중 현실에서 2000년대 동아시아 현실의 발견까지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이 되는 "난 너무 일찍 온 것일까, 늦게 온 것일까"는 어떤 의미에서 "시하눅빌 스토리"의 앞과 뒤에 동시에 놓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앞선 풍경으로, 등단작 "구르는 돌"을 비롯 "염천교" "객중제"는 지난 80년대 민중문학의 흐름을 잇는 전통적인 리얼리즘 소설로서 작가의 문학적 출발점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한때 민중문학이 치열하게 요구했던 전형성이나 전망의 구축으로부터는 한발 비껴나 있다. 가령 80년 ‘서울의 봄’을 전후한 시기를 배경으로 노동운동에 눈떠가던 공고 동창생 ‘영일’이 당한 의문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등단작 ?구르는 돌?에서 작가는 죽은 영일 아버지의 간첩 이력(단순한 ‘불고지죄’였던 것이지만)이 의문사 해명의 결정적 장애로 작동하는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냉전 이데올로기의 유령에 주박되어 있던 지난 시절 한국사회의 심층을 비판한다. 그러나 그 비판은 영일의 죽음을 사회변혁적인 전망 속에서 의미화하려는 차원은 아니며 오히려 그런 시각에서 보자면 의도적인 무력감마저 ‘미리’ 드러내고 있다. 현실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의 일반적인 상황과는 별도로, 80년대를 ‘운동’과 함께 지나왔던 작가의 삶이 회의와 반성 속에서 내비치는 어떤 시선의 존재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10년 남짓의 침묵 뒤에 ‘시하눅빌’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국 현실로 우회적으로 귀환하게 되기까지, 이들 세 작품은 마치 ‘부정의 계기’처럼 유재현 소설세계의 원점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20여 년 만에 고국 베트남에 돌아온 한 베트남 망명객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표제작 ?난 너무 일찍 온 것일까, 늦게 온 것일까?는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현실로부터 ‘망명’해야 했던 작가 유재현의 우회적인 고백의 서사인지도 모른다. 베트남 해방전선 투사의 아들로 태어난 ‘닌’이라는 인물이 ‘베트남 남부 해방’ 이후 또 다른 혁명의 타락과 좌절이 휩쓸던 베트남을 떠나(타의에 의해서긴 하나) 20여 년 동안 미국 땅을 뿌리 없이 떠돌다 고국으로 돌아와 내뱉는 탄식의 질문들은 다분히 은유적이다. “난 너무 늦게 온 것일까, 아니면 너무 빨리 온 것일까? 난 떠나야 했던 것일까, 남아 있어야 했던 것일까?”
물론 맥락은 그 은유법 속에 있는 것이겠지만, 작가 유재현 역시 어느 순간 한국의 현실에서 자신의 소설적 근거를 찾지 못하고 정신적 난민이 되어야 했다면 이 질문은 작가 스스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 뒤늦은 귀환의 답변을 ?시하눅빌 스토리?에서 캄보디아라는 외부적 거울상의 냉정한 재현을 통해 부분적으로 들은 바 있다. 그러나 그 거울상의 재현은 세계 체제 속에서 동아시아적 연대와 동시대성을 되돌아보게 하면서 “서구적 근대의 충격에 의한 세계사적 소외 과정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의 징후적 문제성”(고영직)을 드러냈다는 일정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 현실과의 소통은 상징적인 차원으로 이월시키고 말았다는 비판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했다. 엄격히 말하면 유재현은 귀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은 베트남이나 태국, 인도네시아, 그 밖의 여러 아시아인들의 상처 입고 소외된 세계를 동시대 한국인들의 삶을 개입시켜 풀어내고 있는 이번 소설집의 수록작들에서도 만만찮은 숙제로 남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일정한 진전이나 변화도 없지 않다. 예컨대 한국에서 쫓겨난 밑바닥 인생 두 사람이 태국 방콕이라는 또 다른 밑바닥에서 만나 서로의 절망을 낯설게 확인하는 "방콕에는 산이 없다"의 경우, ‘방콕’은 단지 어떤 것의 환유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적 현실의 일부를 이룰 가능성의 공간으로 어느 만큼 생생하다.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인도네시아인 등 여러 아시아인들이 생의 막장에서 만나는, 홍콩의 감옥을 무대로 한 ‘스탠리 연작’("누르마의 딸" "아사노 아쓰시의 꿈") 또한 상상적 유대의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현장으로부터 출발해 아시아이자 동시에 한국의 현실에 겹치는 이야기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재현은 기본적으로 발로 뛰는 현장의 리얼리스트이다. 그가 그리고 있는 동아시아의 현실 풍경에는 냉혹할 정도로 이념적 대체물로서의 낭만적 향수가 없다. 이야기를 빚어내는 힘 또한 탁월하다. 80년대 민중 현실에서 출발해 긴 우회를 거쳐 동아시아라는 외부에서 한국 문학의 또 다른 상상 공간을 발견해내고 있는 그의 고독한 작업에 기대를 걸어보게 되는 이유다.


목차


구르는 돌
염천교
객중제
난 너무 일찍 온 것일까, 늦게 온 것일까
방콕에는 산이 없다
용서
스탠리 스토리1- 누르마의 딸
스탠리 스토리2- 아사노 아쓰시의 꿈

발문- 환상을 걷고 다시 꿈꾸기 위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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