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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 경계에서 읽기

타인의 시선, 경계에서 읽기

  • 서정민
  • |
  • 섬앤섬
  • |
  • 2020-11-03 출간
  • |
  • 296페이지
  • |
  • 140 X 210 mm
  • |
  • ISBN 978899745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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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한국과 일본의 문화와 역사 제대로 이해하기

펴내는 말 -‘포지티브 콘택트 존’을 지향하며

나는 끝자리가 좋다. 학교 다닐 때도 자유 좌석일 경우에는 대개 맨 끝자리에 앉았다. 물론 출입이 편한 점도 있었을 것이다. 교수가 되어서도 대개 연구실은 복도 맨 끝이나 처음을 좋아한다. 현재의 내 연구실도 건물 5층 복도의 제일 끝이다. 끝은 경계선, 혹은 접경이다. 접경은 양쪽을 다 포함할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어느 한 쪽을 단호히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지향점은 경계선이라 해도 서로를 아우르는 긍정적 경계선이다. ‘포지티브 콘택트 존’인 것이다.
간혹 내 강의에 중국 조선족 출신 유학생이 수강하는 경우가 있다. 언젠가, 지금은 졸업을 한 제자가 내가 한국인 교수라는 것을 알고 불쑥 찾아왔다.
“교수님, 저는 사실상 중국도, 한국도, 일본도 아닌 애매한 존재입니다, 말도 중국어, 한국(조선)어, 일본어 어느 것이 제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라며 혼란스러워 했다.
나는 빙긋이 웃으며 수정을 해주었다.
“아니 그렇지 않아, 넌 중국이기도, 한국(한반도)이기도, 일본이기도 해. 우와, 언어로 보면 중국어, 한국(조선)어, 일본어 모두 유창하잖아. 그리고 영어도 배우지 다른 외국어로 스페인어도 한다고 했지, 이거 뭐 아시아인 아니 완전 세계인이네. 앞으로 너와 같은 조선족 엘리트는 아시아를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걸, 아마?”
그는 빙긋이 웃고, 내 방을 나갔다.
그냥 교육적 차원에서 해준 말만은 아니었다. 나 스스로도 기왕 아시아를 향해 생각하고 공부할 바에는 철저히 경계선적 사고, 접경과 주변의 긍정적 정체성에 방점을 두고 과거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살펴보자는 입장이다.
예를 들면, 오케스트라는 섬세한 현악기, 중후한 관악기, 절도 있는 타악기가 서로 어우러진다. 지휘자가 혹은 관객이 오케스트라의 한 부분 어느 악기 군집의 한복판으로 걸어들어 간다면 심포니의 전체적 음률과는 오히려 멀어진다. 웅장한 심포니의 조화로운 선율을 간취하기 위해서는 오케스트라의 경계선, 끝자리로 물러 나와야 한다. 그래야 현악기, 관악기 각각의 연주를 들을 수 있고 나아가 저쪽 뒤편 심벌즈의 장대한 국면 전환마저 제대로 수렴할 수 있다. 특정 악기 편성의 한가운데에서는 편중된 소리에 함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지휘자가 되었든 청중이 되었든 조화롭고 아름다운 심포니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일단 오케스트라의 접경 지역으로 혹은 변경, 제3의 자리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한일, 남북, 흑백, 보혁 나아가 문명, 계급, 인종, 경제적 차이, 특히 종교 등등 첨예한 정체성 갈등과 대결은 계속될 뿐만 아니라 더욱 강화되고 있다. 나 스스로도 가끔은 어느 한 편에 서서 주장하고 편중하며 대치를 위한 진지를 구축할 때가 많다. 역사가 진보하고 성숙하면 어느 정도 극복될 줄 알았던 관점은 오히려 패퇴하는 느낌이다. 이처럼 갈등과 대결이 더욱 강화되는 어제오늘 상황을 보는 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지금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서 산다. 존재는 한국이며 실존은 일본이다. 모국어는 한국어이며 생활과 활동의 언어는 일본어이다. 한국에 가족, 친구, 제자, 친지 등등이 그대로 있으며, 일본에 또한 가족, 친구, 제자 등이 많이 있다. 한국도 걱정이고 일본도 걱정이다. 그래서 생기는 자타의 질문은 한국이냐 일본이냐이다.
나는 한국의 그 누구보다 일본의 근대사를 비판하며 일본 보수 우파의 생각과 현실 정치를 가차 없이 나무란다. 이 부분에서는 추호의 양보나 관용이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 착한 일본의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며 좋은 추억을 말하고 미래를 도모한다. 궁극적으로는 한일이 함께 평화롭게 번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철저히 한국이며 언제나 평화를 지향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접경을 좋아한다. 때로는 맨 끝을 좋아한다. 이유는 양쪽 다이고 싶은 끝없는 선한 욕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결코 경계선에 서서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라거나 도대체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망설이고 방황하기보다는 ‘양쪽 다?라고 하는 큰마음을 지향한다. 아직 넘어야 할 산 건너야 할 강이 많을지 모르지만 이는 한일에서도, 남북에서도 더 넓게는 세계에서도 거듭 생각해야 할 긍정적 테제이다. ‘포지티브 콘택트 존’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다.
이 책은 내가 지닌 그런 바탕의 사고가 집적되어 있는 글이다. 긍정으로 바라보는 접경의 시선이다. 때로는 다툼이 있고 갈등이 있을지라도 끝내 긍정의 시선으로 한일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로 연이어 나아가리라는 포부가 담겨 있는 바탕이다.


목차


책머리에 ‘포지티브 콘택트 존? -조화로운 심포니를 지향하며 ㆍ 4

하나. 경계인의 시선

한국과 일본의 가족주의 ㆍ 19
일본의 지역감정 ㆍ 23
한국과 일본, 그 변화의 차이 ㆍ 26
나는 일본의 ‘전국구? ㆍ 2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明けまして おめでとう ございます.” ㆍ 33
일본어의 이메일 인사법 ㆍ 36
일본인과 줄서기 ㆍ 39
‘바다의 날?이 공휴일인 나라 ㆍ 42
원한과 복수의 문제 ㆍ 45
일본 드라마 대부분은 수사물 ㆍ 48
‘응답하라 1994’와 ‘야에노사쿠라’ ㆍ 51
일본의 전통 대중문화 ‘라쿠고’ ㆍ 54
삶을 일깨우는 추억의 소리들 ㆍ 57
조금은 모자란 삶의 상쾌함 ㆍ 60
지진과 부라쿠민 ㆍ 63
장애인을 대하는 한 사회의 수준 ㆍ 66
평등하지 않아 오히려 공정한 규칙, 핸디론 ㆍ 69
인권 박물관, 리버티 오사카 ㆍ 73
원전 사고와 방사능 문제 ㆍ 76
3.11 동일본 대지진과 그 후유증 ㆍ 79

둘. 캠퍼스에서

바이러스가 앗아간 캠퍼스 ㆍ 87
비대면 시대 ‘리버럴 아츠’ 교육 ㆍ 91
권위 혹은 가치에 대한 생각 ㆍ 94
성적처리의 어려움 ㆍ 98
언어에 대한 아마추어적 단상 ㆍ 102
말의 여운 ㆍ 105
나의 아시아 의식 ㆍ 108
별쇄본 소회 ㆍ 112
오랜만에 강의에서 언성을 높이다 ㆍ 115
교수란 어떤 존재인가 ㆍ 119
정교분리에 대한 이해 ㆍ 122
표현의 정형화가 가져다주는 진정성 ㆍ 128
고통의 중첩-김하일 『혀로 읽는 시』를 생각하며 ㆍ 132

셋. 사람의 향기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좋아하던 일본인 선배 ㆍ 139
도히 아키오 선생 추억1 -첫인사 ㆍ 141
도히 아키오 선생 추억2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ㆍ 145
도히 아키오 선생 추억3 -눈물로 한 설교와 눈물의 통역 ㆍ 149
도히 아키오 선생 추억4 -선생과 함께 한 일상들 ㆍ 153
도히 아키오 선생 추억5 -하늘로 ‘하나미’ 가시다 ㆍ 156
딸들의 어린 시절 추억 ㆍ 161
방송이 주된 일이던 시절의 에피소드 몇 개 ㆍ 168
새벽에 ‘고정희’를 읽다 ㆍ 172
동네 친구 ㆍ 177
아내와 내 여자 친구들 ㆍ 180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ㆍ 183

넷. 삶의 균형잡기

어려운 글과 쉬운 글 ㆍ 187
한 장의 사진이 말하는 이야기 ㆍ 191
언제는 넉넉하고 언제는 엄격한 내 기준 ㆍ 195
나는 되도록 싸우지 않으려고 한다 ㆍ 199
한국의 민족주의 이제는 없다 ㆍ 203
악의 평범성, 생각하지 않는 죄 -일본에 부는 한나 아렌트 현상 ㆍ 207
친일 행적에 대한 몇 가지 생각 ㆍ 210
옴 진리교 사건, 회고 ㆍ 213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자주 받는 질문 ㆍ 217
혐한류 우려 ㆍ 220
‘친한파’ 데모 ㆍ 223
일본 헌법 논의 1 -‘평화헌법’ 논란 ㆍ 226
일본 헌법 논의 2 -헌법 제9조, 96조, 더불어 1조 ㆍ 230
6.25,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ㆍ 234
작은 일과 큰 일 ㆍ 238
의사를 바라보는 눈 ㆍ 241
한 해의 마지막 일기 -유언서 ㆍ 245

다섯. 다시 종교를 생각하며

그리스도교는 종교인가 ㆍ 251
그리스도교가 있을 자리 ㆍ 255
데지마, 네덜란드와 일본 ㆍ 258
그리스도교와 일본 ㆍ 261
일본의 그리스도교 콤플렉스 ㆍ 264
가가와 토요히코에 대한 생각 ㆍ 266
일본 교회의 검약 ㆍ 270
한국 그리스도교와 일본 그리스도교 ㆍ 273
돈과 자유 ㆍ 275
전쟁과 종교 ㆍ 278
잘못된 계산, 선교 투자와 당기 순이익 ㆍ 281
일본의 신종교 현상 ㆍ 284
다시 읽는 일본 종교 ㆍ 287
세습 문제를 생각하다 ㆍ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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