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 깊숙한 곳에서 길어 올린 생각을
모국어로 거침없이 풀어낼 때야 비로소
나는 진한 행복을 맛볼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의 경계선에 선 작가 신재동이
독특한 시각으로 그려낸 21세기 현대인의 초상
코로나19로 인해 도래한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는 언택트 사회는 역설적으로 우리 안에 있던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열병처럼 앓으며 살아온 작가가 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을 오가는 교포이자 작가 신재동 씨에게 글쓰기는 늘 습관과도 같은 화두이자 숙원이었다. 그의 안에서 터져 나오는 섬광과도 같은 언어와 생각의 흐름은 글쓰기가 아니고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욕망이었다.
그러나 글쓰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필요했다. 가족들, 지인들과의 접촉을 줄이고 늘 화두를 글 쓰는 데 메어놓도록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책뿐이요, 손만 움직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책이 있어야 했다. 말하자면 글을 쓰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는 그에게 글쓰기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 내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 속에서 나오는 생각을 언어로 정제해 냈을 때, 참기 어려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풀어냈을 때 그에게는 행복이 찾아왔다.
결국 참기 어려운, 하고 싶은 말은 단순히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참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안에 숨어 있는 진솔한 고백이자 진실한 속내이다. 한 인간의 사색과 삶의 기록을 모은 이 책에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이방인인 동시에 현지인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는 날카로운 식견으로 그려낸 우리네 삶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