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

  • 최재봉
  • |
  • 한겨레출판사
  • |
  • 2011-03-22 출간
  • |
  • 237페이지
  • |
  • 153 X 210 mm
  • |
  • ISBN 9788984314580
판매가

12,000원

즉시할인가

10,8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0,800

이 상품은 품절된 상품입니다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사랑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내 사랑을 음미하는 또 하나의 방법, 타인의 사랑을 마주하다

세상에는 알면서도 속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정치가의 공약, 자식의 거짓말, 그리고 ‘사랑’이다. 정도와 깊이를 떠나 사랑이 할퀸 상처에 허덕여본 사람들은 다시는 속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도, 이내 그 언저리를 기웃거린다. 어쩌면 그래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식상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계속해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걸까? 아마도 그건 사랑이 지닌 절대적 아우라, 아무리 지겨워도 놓을 수 없는 그 가치에 매료되어서가 아닐까. 무엇보다도 사랑할 때 들리던 절박한 심장 소리와, 사랑할 때 느낄 수 있는 ‘혼자가 아니라는 충만감’이 우리의 가슴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오랫동안 문학전문기자로 한국문학을 촘촘히 읽어온 최재봉 기자가 사랑하면 떠오르는 우리 문학의 사랑 풍경들을 포착했다.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은 “‘사랑은 무엇’이라는 연역적 규정 대신 ‘이런 것이 사랑’이라는 예시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귀납”하고 있다. “문학이 어떤 식으로든 삶을 반영하는 것인 만큼, 우리네 삶부터가 사랑을 중심으로 꾸려진다”고 말하는 저자는 어린 영혼들의 풋풋한 호감의 표출(김유정 「동백꽃」)에서부터 생의 단맛 쓴맛 실컷 본 늙다리들의 쭈글쭈글한 감정놀음(한창훈 「주유남해」)까지, 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식의 순연한 열정(서영은 「먼 그대」)에서부터 냉소와 배신, 이기와 탐욕으로 얼룩진 위악적 사랑(하일지 『경마장 가는 길』), 또는 노인과 소녀(박범신 『은교』), 남자와 남자(심산 『하이힐을 신은 남자』)처럼 세상의 오해와 편견 앞에 상처 입기 쉬운 관계들을 들여다본다.
이 책의 제목처럼 누구나 한 번쯤 머물 시간을 지나온 서른두 편의 이야기는 이제 막 아지랑이 같은 설렘을 느끼는 이들이나 지독한 경험으로 박제된 사랑에 사로잡혀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각자의 사랑을 음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랑’하면 떠오르는 우리 문학의 대표적인 사랑 풍경

상처로 점철된 사랑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노래도 있지만, 저자가 바라본 문학작품에는 고통이 사랑으로 불리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마치 수난을 거쳐야만 사랑의 의미와 가치가 확인된다는 듯 조금씩은 냉정하고, 고통은 어김없이 동반된다. “상처를 초래하고 복수를 부르는, 진정한 의미의 비극”적 사랑인 박범신의 『은교』, 권력과 복종 또한 사랑의 숨길 수 없는 일면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 옹색하고 가난한 사랑인 박영한의 「우묵배미의 사랑」, 닿을 수 없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것을 향한 조바심도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김훈의「화장」, 고통과 사랑의 강도가 비례하는 무시무시한 사랑이자 복수로서의 사랑인 서영은의 「먼 그대」는 심지어 주인공의 피학적인 사랑이 종교에서 깨달음과 구원의 수단으로 쓰이곤 하는 고행을 떠오르게도 한다. 이렇듯 저자가 나열한 문학작품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가혹한 고통과 절망이 함께한다. 하지만 저자는 왜 이것은 사랑이 아닌지 반문한다. “사랑은 여러 얼굴을 지니고 있으며, 각자에게는 제 몫의 사랑이 따로 있는 것”이니 말이다.

저자는 “사랑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일까 아니면 한갓 우연의 소산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사랑의 진부하면서도 이중적인 속성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은희경의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연인들의 착각, 바로 자신의 사랑은 특별하고 예외적일 거라는 것에 의문을 던진다. 두 연인의 심리를 서술한 이 작품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서부터 이별을 하는 과정까지를 냉정하게 서술하고 있다. 경쟁하듯 상대방의 단점을 찾아내는 시간은 이 연인에게도 찾아오고, “시험대에서 분석하면 모든 사랑은 다 가짜로 밝혀지니까”라는 여주인공의 말은 사랑이라는 것이 봄볕처럼 따사롭지만은 않음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사랑은 계속되어야 한다

사랑에 관한 수많은 루머가 난무해도, 사랑으로 인해 못난 자신을 대면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계속 사랑한다. “사랑에는 적어도 ‘이젠 됐다’라는 자족의 경지가 있을 수 없”을 뿐더러 “사랑이란 것이 서로를 파괴하면서 동시에 지탱하”는 모순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사랑에는 남녀노소男女老少가 없다. 어쩌면 사랑이 가혹한 이유는 누구도 예외 없이 사랑이 찾아온다는 그 기막힌 필연성에 있을지도 모른다. 환갑의 여인인 ‘나’(박완서 「마른 꽃」)는 일찍 남편을 여의고 홀로 살아가고 있다. 친정 조카의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만난 동년배 남성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슴이 소리내어 울렁거”림을 느낀 ‘나’는 새삼스레 “내가 얼마나 수다스럽고, 명랑하고, 박식하고, 재기가 넘치는 사람인가”를 알아간다. 그러나 뒤늦게 찾아온 ‘나’의 설렘에 뜻밖의 방해꾼이 나타나는데, 다름 아닌 자신의 ‘늙은 몸뚱이’이다. 마찬가지로 동년배 남성 역시 그러할 것이라는 충격은 그와 ‘나’의 노추老醜를 극복할 무엇인가를 필요로 하지만 그것은 ‘설렘’이 아닌 ‘짐승의 시간’, 즉 사랑이었다. 저자는 이 소설을 빌려 “연애는 빛과 영광만으로 가능하지만 사랑은 어둠과 치욕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 책임과 의무까지 떠안아야 하는 게 진정한 사랑”임을, 사랑은 단순히 ‘완성’으로 귀결되지 않음을 말한다.

저자의 말대로 “사랑을 말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또한 다른 무언가를 모르기 때문에 여전히 ‘사랑’이라는 말에 의지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에 실린 서른두 편의 문학작품은 ‘다른 무언가’에 대한 고민이자 그 결과물이다. 바로 “고통스럽고 일그러졌으면 그런대로 사랑을 받아들이”라는, 사랑의 지향이 ‘좌절’과 ‘파멸’일지언정 사랑은 ‘미쳐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책속으로] 추가

사랑은 존재의 확장이자 심화이다. 사랑은 한 사람의 세계를 넓고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사랑에 빠진 누군가의 대인 관계가 형편없이 축소되거나 심지어 사랑 때문에 목숨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해도, 그것이 사랑의 넓이와 깊이를 부정하는 증거로 동원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처럼 불리한 정황 속에서도 사랑은 의연히 제 갈 길을 간다. 숨이 붙어 있는 한 우리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하는 동안 우리는 살아 있다 말할 수 있다.
_ <파괴하면서 지탱하는> 중

사랑은, 미친 짓이다! 사랑은 확실히 광기의 소산이다. 사랑에 빠진 자는 정상적인 사고 능력을 잃어버린다. 사랑은 이성의 일시적인 작동 중지를 가리킨다. 사랑에 빠진 자가 아무리 이치에 맞게 제 사랑을 해명하려 해도 그것이 말하는 것은 사랑의 합리성과 필연성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의 합리적인 설명이 되지 못한다. 필연성을 알려주지도 못한다. 바깥 관찰자가 보기에 사랑은 한갓 우연적이며 불합리한 감정의 작동이자 소모일 뿐이다. 사랑의 감정은 공유할 수 없다. 우리가 누군가의 사랑을 이해한다고 할 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미루어 짐작한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사유란 사랑의 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냉정과 합리를 유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자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있으리라. 한마디로, 사랑과 이성 혹은 사유는 서로 적대적이며 모순적인 관계에 놓인다.
_ <사랑은 미친 짓이다?> 중


목차


책 머리에

1. 그렇게 너는 나를 지나갔다
봄을 데리러 간 사내/ 윤대녕「상춘곡」
겹눈의 사랑/ 김훈「화장」
소녀, 노 시인을 흔들다/ 박범신『은교』
너는 나처럼 되지마!/ 신경숙「풍금이 있던 자리」
외팔이 청년의 타 버린 꿈/ 조선작「영작의 전성시대」
"왜 너는 나를 원망하지 않느냐"/ 박경리『토지』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황지우「너를 기다리는 동안」

2. 순정과 욕망의 교차로
샛길에, 잘못 들다/ 박영한「우묵배미의 사랑」
시베리아에 묻은 사랑의 이데아/ 이광수『유정』
고통과 복수로서의 사랑/ 서영은「먼 그대」
"오빠"라는 부조리/ 강신재「젊은 느티나무」
2천5백만 년의 약속/ 이순원「은비령」
당신의 무덤가에 노래 한 줄 남기고 오면/ 도종한『접시꽃 당신』

3. 매혹하는 자, 갈망하는 자
글쓰기라는 권력/ 하일지『경마장 가는길』
낡은 팬티를 사수하라!/ 정이현「낭만적 사랑과 사회」
남남북녀, 판문점에서 만나다?!/ 이호철「판문점」
속아도꿈결, 속여도꿈결/ 이상「봉별기」
짐스의 시간을 함께한 사이여야/ 박완서「마른 꽃」
맘에 드는 서방질은 죄가 있나요/ 나도향「뽕」

4. 아득해서 아름다운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내음새/ 김유정「동백꽃」
노부부가 알몸으로 포개진 까닭은?/ 한창훈「주유남해」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거여요!/ 서정주「춘향의 말」연작
사람 마음을 이렇게 모르냐/ 성석제「첫사랑」
계림에서 그들은 전생을 보았다/ 이문열「이강에서」
파괴하면서 지탱하는/ 김영하「당신의 나무」

5. 이것은 왜 사랑이 아닌가?
사랑을 나누라뇨?/ 박현욱『아내가 결혼했다』
낭만적 사랑에 똥침을 날리다/ 은희경「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
사랑이 아니어도 되는것들/ 공선옥「지독한 우정」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랑?/ 박민규
심야의 데이트족, 명동성당에서 만나다/ 박태순「밤길의 사람들」
남자, 남자를 사랑하다/ 심산『하이힐을 신은 남자』
사랑은 미친 짓이다?/ 알랭 드 보통, 이만교, 김연수의 작품을 중심으로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