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지기 위해 꼭 '유용'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무용해지길
하늘, 바람, 사랑, 행복, 꽃, 젊음. 무용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이다. 그렇다면 아픔과 상처, 우울함, 지나간 슬픔 같은 아름답지 못한 것들을 무용한 것으로 치부한다면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름답기는커녕 추하고 괴로운 것들까지 아름다운 것으로 끌어안으려는 저자의 발상 전환이다.
그런 저자답게 이 책 《아주 무용한 것들》에서도 저자는 흔히 아름답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사소한 일에 소심해졌던 찌질함, 열정을 고갈시켜 버리는 팍팍한 현실, 꿈을 이루기엔 몇 십 퍼센트 부족한 재능, 이제는 곁에 없는 소중한 것들, 사람들에 대한 풀 길 없는 그리움. 그저 싱거운 농담을 하듯이 담백하고 평범한 문장들로 이 모든 것들을 털어놓는다. 시와 에세이, 소설 또는 그 세 가지 형식 사이에 있는 글들로.
저자는 솔직히 인정한다. 자신의 글솜씨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고. 하지만 자신의 지루한 글을 읽고 잠 못 이루던 누군가가 편안히 잠들기 바란다. 이 평범한 글을 기꺼이 읽어주는 독자들을 응원하고, 세상의 아름답지 못한 것들도 무용해져, 아름다워지고 행복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