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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

  • 박덕희
  • |
  • 브로콜리숲
  • |
  • 2020-09-22 출간
  • |
  • 96페이지
  • |
  • 148 X 210 mm
  • |
  • ISBN 979118984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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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모두가 아름답고 모두가 소중해
-박덕희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

《아동문예》로 등단한 박덕희 시인, 오랜 숙련의 과정을 통해 세공한 정갈하고 아름다운 시편을 담았다. 자기 안의 아이를 불러내 존재하는 작은 것들에서 새로운 힘으로 이끄는 61편의 동시를 엮었다. 사물과 사물이 서로 응시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돌보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삶에서 미약하나마 연대와 용기를 배우기도 한다.

빨간 플라스틱 의자도 전봇대도 목줄에 묶인 개도
조금씩 갉아먹는 땅거미

눈 동그래진 개가 짖어댄다
목줄에 묶여 마당을 맴도는 컹컹 소리

물끄러미 개를 바라보는 의자
개와 의자의 거리는 종일 변하지 않았다
오늘 밤 개와 의자와 북두칠성의 간격도
변하지 않았다

입을 갖고 싶어 시무룩한 의자
네 발을 갖고 싶은 전봇대

개와 의자와 전봇대가
어둠 속으로 들어가자
별이 다가온다

컹컹 의자가 짖기 시작한다

- 「별이 다가왔다」전문

이 시는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를 지우고 서로 소통하고 의지하는 따뜻한 관계를 보여주는 시다. 이 물활론의 세계에서는 “입을 갖고 싶어 시무룩한 의자/네 발을 갖고 싶은 전봇대”가 있다. 의자한테 입이 있다면 여기 목줄에 묶여 컹컹 짖는 개가 있다고, 땅거미가 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자신도 꼼짝없이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목줄에 묶여 있는 개를 구하고 싶은 것이 의자가 입을 갖고 싶은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자의 소망은 전봇대도 마찬가지. “네 발을 갖고” 걸을 수만 있다면 의자도 개도 구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못하고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별”이 의자와 개와 전봇대를 하나로 이어준다.

우린 서로 닮아가고 있어요
고래와 새와 바다가 전하는 줄넘기

고래를 좋아하는
하늘과
새를 좋아하는
바다는

날마다 줄넘기를 해요

하늘은 바다에서
파랗게
바다는 하늘에서
파랗게

서로 줄넘기로 닮아가요

-「수평선」전문

셋이서 하는 줄넘기를 상상해보자. 양쪽에 선 두 사람은 줄을 하나씩 잡고 줄을 돌려야 한다. 나란히 박자를 맞춰 뛰어야 걸리지 않는 난이도 높은 줄넘기다. 그런데 이 어려운 줄넘기도 서로 위해주는 마음이 생기면 쉽게 넘을 수도 있다. “고래를 좋아하는/하늘과/새를 좋아하는/바다는” 행갈이를 유심히 보면 이들은 각각의 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독자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상과 대상을 잇는 말은 “좋아하는”이라는 형용사다. 고래와 하늘과 새는 서로 좋아함으로써 하나가 될 수 있다. “하늘은 바다에서/파랗게/바다는 하늘에서/파랗게” 물들어간다. 「수평선」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수평선은 고래와 하늘과 새를 구분 짓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지우기 위해서 존재한다. 경계를 지우고 한 발 안으로 들어가 물드는 것, 존재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운 연대의 힘이 아닐 수 없다.

배꽃이 필 때면 돌아오세요
하얀 웃음으로

배꽃 필 때 돌아가신 아버지
올해도 배꽃이 하얗게 피었어요
하얗게 피어난 꽃 따라
주렁주렁 배가 따라 오겠지요
아싹, 한입에 베어 문 달고 시원한 배는
아버지가 보내주신 거 알아요
(중략)
그곳에도 하얗게 배꽃이 피었나요?

-「배꽃 필 때」부분

배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아버지가 보내주셨기 때문이다. 존재가 다른 존재로 전이되어 가는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 식물인 배꽃과 돌아가신 아버지는 서로 전이된 존재로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킨다. 배꽃이 핀 모습 속에서 아버지를 발견한 시인은 그것이 아버지가 보내준, 사랑의 선물이라는 것을 알아챈다. 배꽃 핀 모습이 아버지의 환한 미소처럼 번져 “하얗게 피어난 꽃 따라” 아버지가 다시 환생이라도 한 듯 바라본다. “그곳에도 하얗게 배꽃이 피었나요?” 묻는다. 아득하고 아름다운 장면은 이렇게 다시 태어난다.

담쟁이 오르는 창에

등 하나

담쟁이 가는 길

환하게

- 「달」 전문

박덕희 시인에게 “별, 수평선, 배꽃, 달”은 생물과 무생물/물질과 비물질/ 삶과 죽음을 잇는 매개물이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등 하나”를 밝혀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열릴 것이다. 동시가 세상에 유효한 이유가 있다면 말할 수 없는 입으로 걸을 수 없는 다리로 서로에게 가 닿으려는 사랑일 것이다. 없는 팔을 뻗으려는 따뜻한 마음. 그리하여 모두가 아름답고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이 동시집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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