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人生), 참 비슷하지 않은가?
일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환자로서, 보호자로서, 동료로서 만나게 되었는데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돈을 얼마나 벌었나, 무슨 일을 하는가와 무관하게 누구나 늙는다. 내가 이 세상에 나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세월이 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리고 항상 건강할 것 같던 몸도 때론 아프다.
나도 지금은 건강한 사람으로서 약간 불편한 사람들을 간호하고 있지만, 결국 나 역시 침대에 누울 것이다. ‘건강을 잘 관리하면 되겠지?’라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것은 큰 오만이다. 덜 아플 순 있겠지만, 언젠가 한 번은 침대에 누워 간호사에게 간호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 무슨 부정적인 생각이냐고? 하지만 그런 생각을 머리에서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지금 내 앞에 누워 있는 환자가 남 같지 않다. 남자든 여자든 모두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내 앞에 있는 환자는 나의 미래이자, 내 친구이자, 나의 부모이자, 모든 사람인 것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이 담긴 손으로 응급실 문을 두드린다. 그가 누구든 침대에 누워 있으면 모두 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