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에서
어른들은 은유와 상징으로 『어린 왕자』를 깊이 흡수하지만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와 이미지만으로 작품을 받아들이지요. 그런 아이들한테도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라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어린 왕자』는 집집마다 이미 있는 책이고, 다들 읽으신 책일 테지만 새롭게 태어난 이 책은 ‘어린 왕자’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또 다른 ‘몸’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그 정신을 흡수하였다 할지라도, 이 책은 소리 내어 읽고, 눈으로 감상하고, 손으로 어루만지며 곁에 두고 함께 할 새로운 몸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 새로운 몸이 아이들의 마음도 사로잡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_이경혜
2년 반 동안 어린 왕자와 함께하며 이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가늠해 보며 수를 놓았습니다. 자기 별에서 장미를 돌보던 때의 마음, 해 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그의 마음, 자기 별을 떠나기로 했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른 행성들을 여행하며 만난 세상과 어른들은 어린 왕자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지구에 와서 느끼던 외로움과 결국 자기 별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느꼈을 그리움을 떠올리면 어린 왕자의 쓸쓸함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을 입히고 어떤 목도리를 두를지 이 아이의 마음에서 그려 보았고, 작업복일까 외출복일까 고민하며 옷을 입히는 순간들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수를 완성하고 나니, 나는 그 아이와 긴 여행을 한 듯싶었습니다._민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