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이 넘길 수 없는 우울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제대로 바라보고 나서, 우리는 그것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 책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개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무거운 감정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슬픔이 나와 한몸이 되어있고, 우울이 나를 움직이게 했던 나날들. 그 하루하루를 기록한 글 한 편 한 편을 모았습니다. 시와 에세이, 소설, 또는 셋 중 어느 쪽으로도 명확히 분류되지 않는 글들이지만, 모든 글에 제가 지나왔던 시절의 마음들이 담겨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괜찮아, 뭐든 잘 될 거야’라고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아프고 힘들 수밖에 없어’라고 인정하는 쪽이죠. 하지만 때로는 고통을 인정하는 것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지 않던가요. 현실은 가슴이 서늘할 정도로 냉정하지만, 그 현실을 외면하지 않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밥을 챙겨 먹고, 약을 제때 먹고, 그날만큼의 글을 쓰는 것. 나를 팽개치지 않고 나아가는 것.
이 모든 것들을 하루하루 해 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 책이 가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