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캐릭터들의 개성이 넘치는 사노 요코 동화책
어느 추운 눈 오는 날, 혼자 사는 할머니 집에 커다란 검은 돼지가 자전거를 끌고 찾아옵니다. 데려온 것은 아프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냥 평범한 고양이입니다. 할머니는 고양이를 싫어하지만 아프다는 말에 고양이를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추운 눈 오는 날 또 커다란 검은 돼지가 찾아옵니다. 이번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천재 검은 고양이입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할머니는 어떻게 할까요……?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의 평범함, 행복,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유머가 가득한 동화책입니다. 이야기에 변덕스런 할머니, 평범한 고양이, 무엇이든 잘하는 검은 천재 고양이만 등장하지만, 저마다 개성이 넘치고, 단순한 문장과 의성어 그리고 유머 넘치는 대화가 재미를 더해 줍니다.
이야기는 고양이가 할머니에게 자기가 어떻게 해서 할머니와 살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달라면서 시작합니다. 할머니는 어느 추운 눈 오는 날, ‘찌그렁! 쩌그렁!’ 검은 돼지가 자전거를 타고 와 그냥 평범한 고양이를 맡기고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찌그렁! 쩌그렁!’ 소리가 나며 검은 돼지가 이번에는 검은 색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천재 고양이를 맡기고 갑니다. 아니 검은 고양이가 집으로 들어옵니다. 할머니와 고양이 사이에 무엇이든 잘하는 천재 고양이가 들어오면서 변화가 생깁니다. 할머니는 하던 집안일, 뜨개질 같은 평소 하던 일들이 사라집니다. 고양이도 게으르지만 자기 일이 없어지면서 화도 나고 집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루는 천재 고양이가 마술로 할머니가 바라는 걸, 강가로 소풍을 가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다음날 천재 고양이는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납니다. 자기는 평범한 삶이 어울리지 않다는 쪽지를 남기고요. 할머니는 자신이 바라는 것에는 천재 고양이가 없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천재 고양이가 떠났다고 생각을 하지요. 그리고 고양이와 마술에서처럼 소풍을 떠납니다.
이야기에서 할머니, 고양이, 천재 고양이는 저마다의 성격에 맞춰 개성이 잘 드러납니다. 관계에서 사소하지만 평범함이 행복은 아닐지도 생각해 보게 하는 동화입니다.
함께 평범한 것의 소중함과 삶의 자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
사노 요코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나는 나 자신이 평범한 것이 뼈저리게 기쁘다. 사사로움 속에서 행복하다.”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할머니 그 날 그 소리예요》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할머니와 고양이, 검은 천재 고양이의 관계와 변화를 통해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행복은 무엇인지, 삶의 자세와 보람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행복, 평범함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즐길 수 있는 동화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