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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 김봄
  • |
  • 걷는사람
  • |
  • 2020-08-10 출간
  • |
  • 176페이지
  • |
  • 130 X 190 mm
  • |
  • ISBN 9791189128821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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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보수 엄마와 진보 딸의 좌충우돌 공생기
“가족끼리는 정치 얘기 하는 거 아니야.” 언젠가부터 이런 말이 유행했고, 지금도 유효하다.
제아무리 피를 나눈 부모 자식 사이도, 형제 간도 ‘표’를 찍을 땐 각자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존재하므로 정치적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일. 선거를 앞두고 집안에서 정치 이야기로 논란이 불거지다가 고성이 오가고, 결국에는 치고받고 싸우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건 TV 드라마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가정 속 풍경이다. 하다못해 TV 채널 하나 가지고도 가족 간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진보냐 보수냐로 갈라진다.
김봄 작가는 오래전 기억 속의 이야기, 그리고 사소한 일상 속 대화들을 채집해내어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정치 풍속도’를 친숙하고도 실감 있게 그려낸다.

“엄마! 다 가짜뉴스라니까. 그걸 진짜 믿는 사람이 있네, 있어. 그거 유튜브 같은 거 계속 보고 그러니까 지금 세뇌돼서 그러는 거 아냐!”
내 목소리가 커지자, 손 여사는 한 대 쥐어박기라도 할 듯이 주먹을 들었다 말았다.
“이 빨갱이. 너도 큰일이다.”
손 여사는 개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 정치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겠어! 이제부터 엄마랑은 절교야.”
그때 손 여사 왈,
“빨갱이 좌파 고양이는 안 봐줘.”
-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부분

푸르다 못해 시커멓게 든 멍은 보름이 지나도 빠지지 않았다. 그걸 본 손 여사는 고민이 깊어진 얼굴이 되고 말았다. 수학 선생님은 연년생인 남동생의 담임이었다.
얼마 후 수학 선생님이 결혼을 했는데, 손 여사는 그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남동생이 부반장이어서 다녀왔다고 했지만, 나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봉투에는 얼마를 넣었을까.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나를 본보기로 때린 것은 분명 돈을 요구하는 선생님만의 방식일 거라고, 나는 한동안 그런 생각을 품었더랬다. 그리고 그에 응해준 손 여사에 대한 짜증과 불쾌함도 어느 정도 품고 있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 「육성회와 촌지」 부분

손 여사는 둘째 언니가 형부와 교제할 때만 해도 형부의 ‘적籍’이 전라도라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어떻게 봐도 괜찮은 남자였던 형부에게 이상한 프레임을 씌워서 판단하고 있는 게 뻔해 보였다.
손 여사는 자주 회유하듯 둘째 언니를 얼렀다.
“선거철마다 싸울래? 정치가 다르면 다들 싸운다니까.”
- 「전라도 사위는 안 돼!」 부분

아버지는 꺾어 온 회초리를 아버지와 우리 사이에 놓았다. 우리들 무릎과 평행하게.
“이 모든 건 너를 잘못 가르친 내 탓이다. 그러니 날 쳐라.”
아버지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복 바짓단을 주섬주섬 접어 올렸고, 벽을 잡고 섰다. 알이 박힌 아버지의 두 종아리가 드러났고,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가장 당황한 것은 남동생이었다. 소맷부리로 눈물을 닦으며 잘못했다고 빌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단호했다.
“네가 날 안 때리면, 내가 널 때리겠다!”
라며 엄포를 놓았다.
그 말에 훌쩍이던 남동생이 겁먹은 표정으로 회초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리고, 아버지를 때리기 시작했다. 엉엉 울면서였지만, 때렸다.
첫 회차 회초리가 날아들자 아버지는 적잖이 당황한 얼굴이었지만 그대로 참고 있었다. 아프기도 한 모양이었지만, 그래서 자꾸 뒤를 돌아 회초리질을 하는 남동생을 쳐다보았지만,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오 남매는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남동생은 몇 대 더 회초리를 휘두르고 멈췄다.
어색하게 우리는 자리를 정리했고, 아버지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는 회초리를 꺾어 오지 않았다.
- 「아버지와 회초리」 부분

오늘도 손 여사는 정부를 비판했다. 재산세가 얼마나 올랐는지 모른다고, 세금 때문에 죽게 생겼다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없는 돈을 모아 땅을 산다.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오를 거라고 믿는다.
나는 그런 삶에 반대한다. 미래에 성취될 이익 때문에 오늘을 저당잡혀 산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 「땅은 배신하지 않아」 부분

‘이낙연……!’
머릿속에 번뜩 이낙연 의원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실제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싶었고,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그리고 사람들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어느새 나는 ‘이낙연’ 의원과 마주 섰고 두 손을 들어 보이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의원님, 응원합니다.”
언제 봤다고 이런 소리를 하는지 나는 참으로 넉살이 좋다.
그런데, 그때! 이낙연 의원이 빙긋 웃으며 나를 향해 말을 건넸다.
“원피스가 파프리카 색이네요.”
잠깐의 인사였지만, 내 인생에 남길 몇 안 되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언사.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나를 행사와 연관시킨 이낙연 의원의 말에 나 역시 빙긋 웃음을 보였다.
- 「인연」 부분

당연하다는 듯 촌지를 주고받는 학무모와 교사, 출신 지역에 따라 정치적 편향이 정해지는 사람들, “전라도 사위는 안 돼!” 하고 대놓고 외치는 부모,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신념으로 삼는 중산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나 성 소수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들……. 그들은 결국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며 가장 친밀한 얼굴들이다. 그러하기에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작가의 고백은 더 울림 있게 다가온다.
“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작가는 그 덕에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으며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좌충우돌하며 삐걱거리지만 결국 타협하며 한 발씩 나아가 공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알 것 같으면서 전혀 모르겠는 가족 이야기이자, 대한민국 현대사가 부려놓은 시트콤 같은 장면이기도 하다.


목차


1부
손 여사와 김 작가
돌봄은 애프터서비스가 아니야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COME BACK HOME
애 잘 낳는 여자
빨래

2부
누굴 닮았기에
우리 딸은 천사
내 형제들은 내가 지킨다
너를 믿는다
육성회와 촌지
전교조 선생님
쥐 때문이야

3부
너무나 사소한 정치성
과호흡
나의 내면 아이에게
간택
두 번째 고양이 바라

4부
옥탑방 고양이
이식받은 보수
셋째 딸은 소고기가 싫다고 했어
순수 보수의 마음
전라도 사위는 안 돼!
아버지의 전향 1
돈은 돌고 돌아 돈이다
아버지와 회초리
아버지의 전향 2

5부
Primave, 미완의 봄
땅은 배신하지 않아
저마다 다른 하루의 속도
나도 열 살, 나의 엄마도 열 살
인연
손 여사와 김 작가 따로 또 같이
좌파 딸을 부탁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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