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친(有親)하여 새삼 유별(有別)을 깨닫게 되다
우리 시대, 아버지와 아들은 어떤 관계일까요?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이라고 애매하게 표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한 마디로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는 말이 정답일 듯합니다. 이 책 『父子有別』의 공동저자인 아버지와 아들도 실제로 3~4개월 시작(詩作)을 함께 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 여전히 명확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잘 알려진 오륜(五倫)의 법도에서는 부자유친(父子有親)이 분명하지만, 새삼 『父子有別』이라고 제목을 바꾸게 된 까닭도 그런 이유입니다.
“함께 시작을 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친(親)해지다 보니 오히려 부자 관계는 유친(有親)이 아니라 유별(有別)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일본의 대학에 유학하기로 진로가 정해져 있던 아들이 출국을 하지 못하고 입학 시기를 6개월 늦추어야 하는 바람에 그 기간을 이용하여 아버지와 아들이 매주 세 편씩 같은 제목으로 시를 써서 시집을 함께 내기로 했고, 그 결과물이 ‘아버지와 아들의 서로 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별난 시집 『父子有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