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키워드로 다섯 명의 작가가 뭉쳤다
단비 청소년문학 42.195시리즈 30번째 책 『알바의 하루』가 출간되었다. 『알바의 하루』는 『여섯 개의 배낭』(여행), 『내가 덕후라고?』(덕후)의 뒤를 잇는 테마 소설집으로 김소연, 김태호, 문부일, 박경희, 윤혜숙 작가가 ‘알바’라는 키워드로 함께 작업한 작품집이다.
청소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정작 아르바이트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작품 속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 『알바의 하루』에서는 미래 세계에서 적성에 따라 주어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앨런, 왕따 피해와 가해로 얽힌 두 친구의 신의 한 수와도 같은 알바, 왕곡동 혼밥족을 사로잡은 밥도둑 반찬가게의 배달 이야기, 북한 이탈 청소년의 고군분투 알바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알바왕 ‘최선’의 다양한 알바 체험 등 여러 모습의 알바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으로 이미 출판콘텐츠로서의 가능성과 우수성을 입증받은 작품들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다섯 가지 색깔로 담아낸 청소년 알바의 세계
아르바이트 하면 안타깝게도 비정규직의 최전방, 저임금과 체불, 부당노동 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지 모른다. 그만큼 법이라든지 사회 정책적 보호와는 거리가 먼 세계이지만 그 작은 사회 안에서 아이들은 노동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고 그 안의 사람들과 부대끼고, 배우며 자란다. 책 속에서는 이런 아이들이 처한 리얼한 현실은 물론 그러한 사람살이의 세세한 속살들까지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의미’는 물론 읽는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작가들은 현실과 상황이 어렵더라도, 어른들의 요구와 핍박이 부당할지라도 아이들은 한 순간도 아무렇게나, 대충대충 살고 있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완성해나갔다.
알바의 최전선에 있을 아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박수
‘청소년, 청년들이 알바를 하다가 고용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기사가 적지 않다.’ 알바의 하루 작가들은 청소년에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해!’ 혹은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하는 눈치 없는 어른이기보다는 ‘젊어서 고생하면 늙어서 골병이 든다!’고 말해주는 어른이고 싶다. “청소년 알바에 가해지는 불합리한 처우나 부당한 시선, 그리고 간혹 벌어지는 끔찍한 폭력 등 우울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윤혜숙 작가의 말을 빌어, “지금도 알바의 최전선에서 점점 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을 모든 최선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우리 청소년들이 사회에 첫 발을 딛고 사회를 알아가고, 배워 나가는 데에 너무 혹독한 환경이 아니기를…그 안에서의 보람과 즐거움, 노동의 가치를 즐겁게 체득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가의 말
우리는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하루하루 새로운 세상을 맞닥뜨린다. 그 틈새 사이로 보이는, 그리고 보아야 할 사람과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작은 쉼표를 여러분 앞에 내놓는다.
- 김소연
친구의 근심을 알았다면 한 번쯤 물어봐 주면 어떨까요? 다가가 옆에 앉아 주는 건 어떨까요? 감정을 공유할 순 없지만, 함께해 주려는 것만으로도 친구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내가 근심과 걱정에 싸여 있을 때 그때 그 친구도 함께 있어 줄 겁니다.
- 김태호
청소년들이 알바를 하면서 좋은 사장님과 동료들을 만나 즐겁게 일하면서 돈도 벌고, 숨겨진 재능도 발견하면 좋겠다. 스무 살에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할 때, 일찍 ‘삶의 현장 대학’에 입학해 장사를 배워 훗날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멋진 식당을 창업할 수도 있고, 파티쉐가 되어서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하는 빵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알바가 청소년들한테 큰 기회가 되도록 나를 비롯한 어른들이 더 신경 써야겠다.
- 문부일
사선을 넘어 이 땅에 와, 질 높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에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습니다.
- 박경희
여기 나오는 인터뷰 내용은 그 아이가 들려준 알바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상상으로 만들어 낸 ‘최선’의 상황이 최악이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보다 더한 상황이라 해도 그 아이라면 충분히 이겨 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세상엔 최선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놓인 청소년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그들에 대해 더 확실하고 분명한 믿음이 생겼고, 그 믿음이 점점 확고해진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어떤 부당한 요구와 핍박에도 그들은 한 순간도 아무렇게나, 대충대충 살고 있지 않다는 것.지금도 알바의 최전선에서 점점 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을 모든 최선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윤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