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이성 친구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깜찍하고도 풋풋한 사랑 이야기
『루카-루카』는 아이들의 심리에 대해 풍부한 이해를 갖고 있는 구드룬 멥스의 장점이 잘 발휘된 작품입니다. 작가는 주인공 파니가 루카와 특별한 친구가 됨으로써 느끼는 설렘과 기쁨 그리고 사이가 멀어진 데서 오는 아픔을 탄탄하고 긴장감 있게 그려냅니다.
파니와 루카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파니와 루카의 사소한 행동들, 별것 아닌 행동들에도 왠지 마음이 간질간질해지고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루카가 전화하기로 한 시간이 되면 전화기 앞에서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수업 시간인데도 서로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고…… 그건 아마도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첫사랑, 바로 그 느낌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뭘 알아!’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나이에는 그 나이 때의 첫사랑이 있는 법이니까요. 작가 구드룬 멥스는 파니가 루카와 특별한 친구가 되면서 무엇에 그토록 가슴 설레고 기뻐하는지 그리고 왜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다시 웃으며 일어서는지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파니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아픔을 겪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성장하는 법을 배우지요. 파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파니가 성장한 까닭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건 파니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과 맺어진 관계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요. 거기에는 파니가 방학 동안 만났던 이탈리아 친구 엘레나, 새로 전학 와서 루카와 가까워진 하이너, 파니가 아빠와 함께 간 서커스 무대에서 본 어린 여자 어릿광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파니의 엄마와 아빠가 있지요.
파니를 사이에 두고 파니의 엄마와 아빠가 보여 주는 모습은 우리에게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하지만 한 걸음 나아가 파니의 엄마와 아빠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시대 부모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구드룬 멥스는 아이들의 심리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부모에게도 아이들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구드룬 멥스의 묘사가 참으로 뛰어나서, 파니의 감정이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오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루카-루카』는 어른들도 눈여겨볼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