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향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향사 김태형의 ‘향수’에 관한 이 모든 것!
나에게 향수는 예술작품이다. 진정한 향기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언젠가 느꼈던 감각, 기분, 기억, 그리고 추억. 향수에는 조향사의 여러 조각이 녹아들어가기 마련이다. 톨스토이가 예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 했던가. 그렇다면 조향 역시 지극히 섬세한 예술이다. 또 그렇기에 조향사는 예술가이다. 작곡가가 오선지 위에 음표들을 춤추게 하고, 화가가 수백 가지 색으로 또다른 세계를 그려내며, 작가가 종이 위 단어들에 생명을 불어넣듯, 조향사는 아름다운 향료를 구사하여 향수에 자신의 이야기를 채우고 감성을 입힌다. 나의 예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향수는 시향하는 사람에게 전달되어 또다른 경험과 감정을 이끌어낸다. 조향사가 담은 이야기에 공감하여 자신의 추억을 되짚어보기도 하고, 토닥여주는 향기에 슬픔을 맡기며 자신을 추스르기도 한다. 이런 상호작용을 모두 포함한 예술이 바로 향이다.
조향사는 하나의 향을 그려낼 때 무언가를 공들여 담아낸다. 향수가 가진 진정한 가치는 그 무언가에 감동하고, 이어서 또다른 감동을 창출해내는 것에서 나온다. 내가 느낀 것은 바로 이러한 소통의 부재, 그리고 존중의 결여였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향수를 통해 더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었다. 또 향의 세계에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손길을 돌려주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것뿐이었다. 기쁘게 할 수 있는 일, 나의 작은 울림이 누군가가 애타게 두드리던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