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과 원자로 문제를 예견한 최초의 SF
원자물리학의 발달로 생겨난 핵폭탄의 쟁탈전을 묘사한 『크라카티트』는 오늘날의 원자로 문제와 원자탄에 의한 전쟁위협 등을 예견하였다.
20세기 초 모더니즘 시대의 소설답게 차페크는 『크라카티트』에서 리얼리즘과 알레고리를 혼합하고, 꿈 또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묘사한다.
주인공인 과학자가 전쟁을 준비 중인 발틴 성의 젊은 공주와 경험하게 되는 사랑 이야기는 차페크 소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생생한 에로티시즘의 묘사다. 또 일생 동안 다시 만나려고 발버둥 쳤으나 다시 만나지 못한 베일을 쓴 미모의 여인에 대한 환상은 이룰 수 없는 첫 사랑의 이야기 같다. 이는 차페크 특유의 근본적인 동화 같은 소설의 구성이다.
가공할 폭탄을 소유하여 세계를 전쟁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집단이나 정부가 여성을 이용한 유혹적인 방법과 사악한 방법으로 주인공 프로코프를 이용하려고 하나 그를 완전히 사로잡지는 못 한다. 오히려 집단의 권력과 음모에 맞서 사랑을 지켜내려는 주인공의 사투와 희생에서는 휴머니즘이 더 빛을 발하고 있고, 전쟁과 파괴보다는 희생과 사랑 그리고 건설적인 창조를 강조하는 이 소설의 철학적인 결론은 무척 흥미롭다. 이 모든 것으로 볼 때 『크라카티트』는 놀랍고 기묘하고 시대를 앞서간 창조와, 미친 과학자의 심리와 사랑의 감정을 잘 교직시킨 복잡다단한 SF 소설이다.
1945년 이차대전 말기 핵폭탄은 인류가 만든 가장 피해가 큰 폭발물이다. 체코의 과학소설가 차페크는 1924년 『크라카티트』 속에서 이미 원자폭탄의 등장을 보여 주었다.
이 소설은 1947년 영화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