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길냥이와의 공생을 꿈꾸며
누군가에게는 천사, 누군가에게는 요물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존재가 바로 고양이이지요. 그러니 도심의 주택가와 시골의 마을에서 흔히 목격되는 ‘길냥이’라 불리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캣맘, 캣대디들이 늘어나는 것도 놀랍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고양이를 좋아할 수도 없으며 그들의 번식력은 상상을 초월하죠. 길고양이 개체 수가 점점 늘어나 감당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지역도 있습니다. 또, 번식기 고양이 울음소리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아 갈등도 일어나곤 하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길고양이와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최선의 방안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차선책은 있습니다. 포획(Trap), 중성화(Neuter), 방생(Return). 바로 TNR입니다.
TNR의 목적은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여 생태계 파괴 예방과 주민의 불편 해소, 나아가서는 길고양이와의 공존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사회를 만들겠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국가?지역과 캣맘?캣대디의 소망이 일치하지요. 애초에 TNR은 길고양이와 정을 쌓는 사람들의 도움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려우니까요.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TNR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활동 형태도 다양합니다.
독신 건어물녀 만화가의 ‘냥줍’ 활동과 ‘사쿠라네코(벚꽃 고양이)’
만화가 스즈오 카유는 어렸을 적부터 고양이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키워 본 적은 없었는데, 이는 가족들이 전부 고양이를 싫어했기 때문이었지요. ‘고양이를 데려와서 키우고 싶다’는 말에 곧바로 ‘집 나가서 키워!’라는 말이 돌아올 정도였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성격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꿋꿋하게 길고양이 출신의 첫 반려묘 ‘세키’를 데려왔고, 세키를 키우기 위해 집으로부터 독립했지요. 매일같이 시작되는 고양이 공부는 덤이었고요.
보호소에서 살처분되는 고양이는 연간 10만 마리. 그 대부분이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 고양이예요.
한 마리라도 죽는 고양이를 줄이고 싶어요.
굶주림이나 추위, 교통사고로 죽는 길고양이를 줄이고 싶어요. -본문 62쪽
길고양이를 보면서 일찍이 이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스즈오 카유는 집사가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TNR 활동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늘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죠. 주로 ‘TNR’을 하려다 ‘R’을 실패하는 식이었어요. 도로 방생하기에는 너무 사람을 잘 따르는 길냥이들의 새 집사를 찾아주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때로는 그녀의 집에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그녀의 집고양이들 사이에는 TNR 중성화의 표식으로 귀가 V자 모양으로 잘린, 일명 ‘사쿠라네코(벚꽃 고양이, 잘린 귀가 벚꽃잎 모양 같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 모습인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애칭처럼 사랑스러운 고양이들과 함께 그녀의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죠.
일본 웹툰 사이트 「comico」에서 연재되어 화제를 모은 리얼한 고양이 만화!
작가 스즈오 카유는 자신과 고양이들의 일상, TNR에 관한 고민과 실천을 섬세하게 만화로 풀어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길고양이를 최대한 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이른바 ‘냥줍’이 일상인 그녀에게는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지요. 각 고양이와의 첫 만남, 친해지는 과정, 처음 놀아 주려고 했을 때 생겼던 일 등, 읽을수록 ‘집사’라면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냥줍 일기 1」은 해당 웹툰 본편의 약 29화 분량이 가필, 수록되어 있으며 고양이와 관련된 팁, 단행본에서만 읽을 수 있는 특별편 등으로 알찬 한 권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애묘인 작가 스즈오 카유와 고양이들이 펼치는 하루하루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