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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061(문학동네시인선)

죄책감-061(문학동네시인선)

  • 임경섭
  • |
  • 문학동네
  • |
  • 2014-09-30 출간
  • |
  • 108페이지
  • |
  • ISBN 9788954626033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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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우두커니
김은, 검은
심시티
시뮬레이션 1
노래는 메아리치지 않았네
휘날린
무성한
마카를 알아
건축학개론
레크리에이션
내부순환도로
애와 인
이, 야기
그렇게 어머니를 만나야 했다
밑 빠진 독에
후유증
척, 한
너의 장례
나리 나리 개나리
불온한 탄성
제자리뛰기
클래식
졸린
몽타주
시뮬레이션 2
패인
무분별한 애도
탄성잔효
정체성
꿈이 꿈을 대신한다
이를테면 똥 같은 거
나무 아래 보복
점멸
가을
들어선
그러고 보니
사이렌
베일
새들은 지하를 날지 않는다
안개
김대리는 살구를 고른다
부서진 반가사유상
십자가
흩날린
죄책감

해설 | 무성한 여자들로부터 이광호(문학평론가)

도서소개

임경섭의 첫 시집 『죄책감』. 데뷔 이후 오랜 습작의 흔적을 습관처럼 남겨온 그가 근 6년 세월의 결실을 묶어낸 이 시집 속 총 마흔다섯 편의 시들은 삶 속에서 제 부재를 말하는 것들의 공간을 촘촘히 구축해내고 있다. 이 공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향한 집요하고도 끈덕진 시선에서 시작하여, 존재의 웅성거림에 가려진 부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무성해진다.
● 편집자의 책 소개

“멀어져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헤어짐은 다른 의미의 마주침이다”

애도의 무분별함에서 무성해지는 시의 언어로
강원도 원주 출생으로,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 임경섭의 첫 시집 『죄책감』을 펴낸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초점을 잃지 않고 삶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평이 주가 되었던 등단 당시의 심사평은 ‘잘 썼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는데 이는 데뷔 이전 오랜 습작의 흔적이 역력하다는 뜻의 반영이기도 할 것이다. 데뷔 이후 오랜 습작의 흔적을 습관처럼 남겨온 그가 근 6년 세월의 결실을 묶어낸 이 시집 속 총 마흔다섯 편의 시들은 삶 속에서 제 부재를 말하는 것들의 공간을 촘촘히 구축해내고 있다. 이 공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향한 집요하고도 끈덕진 시선에서 시작하여, 존재의 웅성거림에 가려진 부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무성해진다.

우리는 계단을 내려갔다
짐을 부리자마자 계단을 내려갔다
눈이 쌓인 만큼 계단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이 계단이라 믿으며 계단을 내려갔다
눈이 쌓인 곳으로 소리도 사라졌다
길이 길이었던 곳으로
계단이 계단이었던 곳으로
우리는 내려갔다
내려가도 내리막이었다
멀리서 벼랑을 때려대는 파도는
몇천 년이고 그래왔다는 듯이
파도였다

우리는 계속 계단을 내려갔다
내려가다가 우리는
우리가 길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별 시답잖은 생각을 다
해보기도 하였다
―「죄책감-천부에서」전문

부재하는 것들의 목소리를 듣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화자를 짓누르는 ‘죄책감’이다. 이 시집에서 죄책감이라는 단어는 표제작인 마지막 시편의 제목으로 한 번 등장할 뿐이지만, 부재의 흔적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게로 마흔다섯 편의 시를 관통하고 있다. 죄책감은 별다를 것 없는 일상 속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진정한 애도의 가능성에 대해 묻게 만들며 비존재의 흔적을 찾아 그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으로, 멀어짐을 통한 새로운 마주침으로 나아간다.

없음의 남아 있음

출근길에 생각했다
나는 왜 저 사내가 되지 못할까
선로는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는 문
그 위에 서서 나는 왜 저 사내가 되지 못할까
생각했다

그러니까 등이 아주 작게 말린
가난한 아비 하나가 선로 위에 누워 있던 거다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외할머니는 그의 등을 긁어주었던 거다
좁게 파인 등골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등이 작으면 저 긴 잠 일렁이는 물결에도
별자리들이 출렁이지
출렁이기 마련이지,
혀를 찼던 거다
―「우두커니」부분

시집의 첫번째 시 「우두커니」에서 화자는 출근길 선로에 누워 있는 한 남자를 본다. 그리고 “수십 수백의 출근길을 몇십 분이라도/ 훼방 놓지 못할까”라는 자문을 하는데, 이는 일률적인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애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을 담고 있다. 「몽타주」에서 “우리는 모두가 엄마를 엄마라 부르는 것과/ 사자는 하난데/ 사자를 부르는 이름이 모두 다르다는 게/ 싫”다는 말이나 「무분별한 애도」에서 “왜 우리들의 애도는 부모의 방식으로 돌아와// 결국 그들만의// 기도로 끝이 나는 걸까”로 이어지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는 이 세계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시인이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화자가 죄책감을 느끼는 공간은 출근길, 친구 장모의 장례식장, 집안, 새로 페인트칠을 한 병원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공간들이다.

김은 이름 모를 이에게 인사를 건네려 한다 크게 두 번 절을 올리려 한다
처음 보자마자 하는 작별 인사
김은 절하려다 말고 머뭇거린다
김은 친구의 장모를 본 적이 없다 김은 오늘 처음 친구의 장모를 보았지만 김은 결코 친구의 장모를 본 적은 없는 것이다
김이 본 것은 친구 장모의 영정뿐이다 사진 한 번 보고 그녀를 만났다고 할 수는 없지 본 적도 없는 이와 하는 작별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러나
처음 본 친구의 장모는 웃고 있다 친구의 처는 울음을 그치지 않지만 친구의 장모는 줄곧 웃고 있다
김은 어지럽다 김은 망설인다
―「김은, 검은」부분

「김은, 검은」에서 화자는 친구 장모의 영정 앞에서 절을 하려다가 머뭇거린다. 친구의 장모를 영정으로만 만났을 뿐 실제로는 본 적이 없으므로, 만난 적이 없는 이와 작별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친구 장모의 이름조차 모르며 금방 그녀를 잊을 것이라는 데에 죄책감을 느낀다. 죄책감이란 자신이 지은 죄나 잘못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이다. 그런데 이 화자가 느끼는 죄책감의 죄(잘못)란 너무 쉽게 ‘부재하는 것’을 ‘잊는다’는 것으로, 죄나 잘못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어색하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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