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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겐도를 말하다

군겐도를 말하다

  • 모리마유미
  • |
  • 이유출판
  • |
  • 2020-06-30 출간
  • |
  • 328페이지
  • |
  • 128 X 188 mm
  • |
  • ISBN 979118953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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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두 아이를 데리고 남편의 고향으로
큰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남편의 고향, 오모리 마을로 들어간 마쓰바 도미는 이제 일본 전역에 30곳 넘는 직영점을 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군겐도의 리더가 되었다. 수량과 속도에 압도되지 않는 일을 하고 싶다는 남편의 뜻을 따라 고향 마을에 정착한 뒤 수작업으로 패치워크 제품을 만들어 판 것이 군겐도의 시작이다. 도미는 주문이 늘어나자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며 천천히 기업을 일궈나갔다. 처음 시작한 이름인 ‘블라하우스’ 간판을 그대로 걸어둔 채,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내놓은 의견을 모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군겐도(群言堂)’로 바꾸고 그 뜻을 실천하는 일을 기업의 철학으로 삼았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산골기업, 군겐도
이와미 은광이 있던 오모리 마을은 전성기 때는 20만 명이 넘는 인구로 번성했으나 1943년 폐광 이후 500여 명이 사는 한적한 마을로 변했다. 하지만 군겐도가 점차 알려지면서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사무실 바로 앞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마을 주민들과 축제도 벌이는 여유로운 시골 생활은 번다한 도시를 떠나고픈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이제 군겐도는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일터라는 인식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직장으로 자리 잡았다.

오래된 집을 고쳐 마을을 살리고
오모리 마을은 인구가 줄면서 빈집이 늘었다. 마쓰바 도미는 오래된 것의 가치를 되살리고 생활에 아름다움을 더하고자 빈집을 매입해 보수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에도 시대 촌장의 집을 사들여 10년도 넘게 손보아 군겐도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외지로 나가고 비어있는 집을 하나하나 매입한 것이 어느새 열 채가 넘는다. 그렇게 되살린 집을 본점으로, 직원 숙소로, 살림집으로 사용하고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임대도 해주고 있다. 타향 아베가는 그중 가장 크고 개보수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경우인데 220년 된 무사의 집으로 1950년대 후반부터 빈집이어서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런 집을 10여 년 넘게 고치고 되살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며 마을을 찾는 손님들을 맞고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일을 꿈꾸며
처음에 패션 소품 등 물건 만들기로 시작한 군겐도는 점차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음식 만들기에도 관심을 쏟았다. ‘원래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걸까? 오로지 옷만 만들고 싶었나?’ 이런 생각을 하던 도미는 ‘생활을 즐겁게,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나머지 생활방식 자체를 디자인하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먹는 것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타향 아베가에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며 같이 이야기 나누는 일을 즐긴다. 텃밭에서 키운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뒷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상을 차린다. 시골이라는 이유로 향토 음식만 내는 건 아니다. 제철 재료나 어울리는 재료가 있으면 뭐든 준비한다. 아베가 요리의 기본은 가정식 요리, 즉 집밥이다.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정성 들인 음식으로 잘 먹고 잘사는 일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지역 소멸의 위기를 말하는 지금, 산골에서 오래된 것의 가치와 버려진 것의 아름다움에 특별한 관심을 쏟는 마쓰바 도미의 생활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천천히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환경을 생각하며 사는 삶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들어야 할 마쓰바 도미와 군겐도의 이야기이다. 마을 살리기, 더불어 잘살기, 문화적 기업을 소리높여 외치지 않으면서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으로 실천해온 도미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역자 후기

스물여덟, 여러 우연이 겹치며 산골 생활을 시작했다. 초가을부터 시작한 눈이 이듬해 5월에야 다 녹는 강원도의 첩첩산골이었다. 아궁이를 때서 방을 데웠고 샘터에서 끌어온 물을 받아 식수를 해결했으며 동네 사람들이 자구책으로 연결한 사설 전화선으로 외부와 소통하며 살았다. 스물일곱 해를 도시에서만 살았던 나로서는 매일 매일이 새로웠다. 머리가 아니라 몸을 쓰며 살았다. 불땀 좋은 나무에 대해 배웠고 먹을 게 열리는 나무에 대해서 배웠다. 도끼질을 할 때는 옹이를 피해 내리쳐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책으로 쌓은 지식은 때로 유용했으나 대개는 태부족이었다. 내가 발견한 ‘풀’이 나물인지 독초인지 알기 위해서는 이웃집 순녀 할머니네로 가면 됐다. 도감에는 없는 풀이었지만 ‘배앓이 할 때 댓뿌리 캐서 폭폭 다려먹으면 된다’는 순녀 할머니 말은 언제나 믿음직했다.
어쩌면 그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좋았다. 그다음으로 좋은 건 할아버지들의 이야기였다. 할아버지들은 대체로 허풍을 버무리기 때문에 외길에서 만난 멧돼지가, 외길에서 싸운 멧돼지로 둔갑하기도 했다. “내가 왕년에 말이지”가 자주 등장한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그땐 그랬지 뭐. 별거 있간디?”하는 말투로 밭에서 김매다가 막내딸을 낳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우수수, 일기장에 적어두고 싶은 말들이 내 앞에 쏟아졌다. “산에 뻗대면 안 돼. 산이 주는 대로 먹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러고 살면 돼.”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말에는 살아온 인생만큼 꾹꾹 눌러 담은 진실이 있었다.
13년의 산골 생활을 접고 나는 지금 제주에 살고 있다. 적당한 밭을 빌려 귤 농사를 짓고 짬짬이 번역 일도 한다. 초록 청귤에 얼룩얼룩 귤색이 들기 시작할 무렵 ‘군겐도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산골에서 기업을 일으켜 일본 전역에 매장을 늘려가는 멋진 할머니라고 했다. ‘산골’과 ‘할머니’라는 단어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
당장 원서를 받아 밤을 새워 읽었다. 그리고 다른 지점에서 놀랐다. 군겐도를 창업한 마쓰바 도미는 우리가 흔히 알던 사업가가 아니었다. 이익에 방점을 찍고 확장에 재화를 쏟아붓는 보통의 사업가와는 달랐다. 거의 정반대 편에 위치해 있다고 해도 좋을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쇠락해가던 이와미의 산골에 100명이 넘는 고용을 창출해냈으며 젊은이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었다. 이 첨예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이와미라는 산골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건 어떤 힘 때문일까? 이 질문이 이 대담집의 출발점이었다.
어린 도미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사람들이 상식이라 여기던 것들을 달리 보는 아이였다. 상식의 눈에 그녀의 그림은 ‘아이답지 않은’ 그림이었다. 마쓰바 도미는 만들어진 틀을 천성적으로 거부하는 사람이었다. 예술적으로 예민한 촉수를 지닌 사람이기도 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시로 나간 도미는 화구점과 갤러리에서 일을 하며 장사꾼의 감각을 익혔다. 그녀의 20대는 예술적 감각이라는 씨줄과 장사꾼의 면모라는 날줄이 교차되며 하나로 직조되던 시기였다. 크고 작은 성공을 맛봤다. 그대로 도시에 살며 커리어를 쌓았어도 흔히들 말하는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부족함을 느꼈다. 의심이 들었다. 경제 활황으로 돈이 넘쳐나는 세상이었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과 사람이 도시로 흘러가던 그때, 마쓰바 도미는 도시를 떠났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남편과 함께 이와미 산골로 향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상식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도미였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품었던 건 아니다. 일단은 먹고 살아야 했다. 그날그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지역민들과 함께 아플리케 소품을 만들어 팔았고 시대에 쓸려가지 않기 위해 군겐도를 만들었으며 망가져가는 옛집들이 안타까워 이와미의 빈집들을 고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성실한 40년이 지역을 살리는 불씨가 됐다.
‘지역재생’, ‘공생’, ‘선한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지는 않았으나 그녀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향했다. 그녀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으니 목소리를 높여 주장할 필요도 없었다. 당장의 이익은 그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니었다. 그녀는 속도와 경쟁하지 않았다. 효율성에 함몰되지도 않았다. 매 순간 좀 더 선한 것을 선택해 왔다. 느리고 비효율적이라고 내치지도 않았다. 그녀를 찾아온 젊은이를 품어 안으며 다음 시대를 모색했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꾀하며 오래되었으나 낡지 않은 세상을 만들어나갔다.
여성복 브랜드로 시작한 군겐도는 이제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사람들은 이제 그녀가 만든 물건뿐만 아니라 그녀의 삶까지 본다. 속도와 이익과 효율성이 전부가 아닌 세상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살았고 느리지만 확실한 변화를 일궈나갔다.
그녀의 옷, 그녀의 부엌, 그녀의 말은 마쓰바 도미와 정말 잘 어울린다. 마쓰바 도미는 머리로 하는 말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낸 말을 하는 사람이다. 어려운 말을 쓰지도 않는다. 굳이 인생 철학을 논하지도 않고 애써 자신을 치장하지도 않는다. “여기 시집올 때 얘긴데”하며 시작하던 순녀 할머니 이야기 같다. 그러면서도 그저 옛날이야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녀의 옛날이야기는 나의 지금으로 치환되어 갔다. 마쓰바 도미는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순응하면서도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의심이 들면 의심의 머리채를 잡고 돌파해나갔다. 그녀의 인생을 들여다보다가 ‘아!’ 하고 반짝이는 것들을 발견한 시간들이었다.
그녀의 말을 읽고, 생각하고, 옮기는 과정들이 즐거웠다. 열두 살 도미는 애틋했고 스무 살 도미는 흥미로웠다. 서른, 마흔, 쉰, 예순의 도미는 내게 끊임없는 영감을 줬다. 이제는 일흔이 됐을 마쓰바 도미. 그녀의 이야기가 계속 궁금한 까닭은 그녀가 한자리에 머물러 안주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세월 동안 쌓였을 그 무언가, 몸으로 살아내 꾹꾹 담아낸 진실이 그녀의 말 속에 담길 것을 알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정영희


목차


프롤로그
마쓰바 도미와 만나다

학교 가기 싫었습니다
마쓰바 도미의 유년 시절

옆방의 수상한 학생이 남편이 되기까지
스무 살의 겁 없는 독립생활
취중 인터뷰, 다이키치 씨에게 듣는다

남편의 고향, 오모리 마을로!
핸드메이드 소품 만들기와 블라하우스의 탄생

군겐도, 사람이 모이고 뜻이 모이는 곳
지역에 뿌리내린 물건 만들기

나다운 옷에 대한 생각
소재, 색, 무늬, 형태

회사라는 하나의 집
젊은이가 모여드는 시골 마을
군겐도에서 온 소식 1

공간을 프로듀싱하다
보존과 복원 프로젝트

잘 먹고 잘 사는 일을 꿈꿉니다
‘물건 만들기’에서 ‘음식 만들기’로

여성을 위한 축제를 열다
시골의 히나마쓰리

세계유산 등재, 과연 좋은 일일까?
세계유산 등재의 빛과 그늘
군겐도에서 온 소식 2

사랑이 식지 않는 거리는?
도미 씨에게 던진 열 가지 질문

에필로그
도미 씨의 편지

오모리 마을과 마쓰바 도미 연표
한국어판을 출간을 축하하며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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