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에 사는 대한민국 어린이에게
통일의 기쁨을 선물하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해 오스트리아에 갔을 때 빈 한글학교에서 3학년 남자 어린이를 만났어요. 한국에서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오스트리아에 왔다고 했어요. 오스트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데 무엇이 좋으냐고 물었어요.
“전쟁이 없어요!”
바로 대답을 하는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해졌어요. 잠시 뒤 저는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늘 전쟁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구나!
현재 세계의 많은 나라 가운데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이 딱 한 나라가 있습니다. 똑같은 단군의 자손이 살아가는 나라인데도 북한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바로 우리와 같은 한반도 땅인데도 말이에요.
저는 자주 상상합니다. ‘어린이들이 전쟁 걱정 없이 한반도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며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자유롭게 남과 북을 오가고, 기차 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그런 세상을 돌려주는 것이 어린이 책을 쓰는 작가로서 죄를 아주 조금 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들이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맘껏 발휘하며 살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남한과 북한은 아직 오가는 일이 쉽지 않은데...
휴전선이든 비무장 지대든 상관없이 맘대로 다니는 동물들이 있대요.
동물들에게 어떻게 하면 남북을 오르내리며 사이좋게 살 수 있는지 물어볼까요?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남북이 분단되어 있었으니까 지금의 상황을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어린이들보다 오래 살고,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살 세상을 꿈꾸어온 작가 선생님은 지금의 분단 상황이 너무 마음이 아프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평화로워 보이고, 눈부시게 경제 발전도 해서 풍요롭고, 전염병에도 잘 대처해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어쨌거나 대한민국은 ‘전쟁을 잠시, 67년 동안 멈춘 것일 뿐’이니까요.
이 책은 어린이들이 전쟁 걱정 없이 한반도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며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희망을 담은 동시들로 엮었습니다.
1부 '평화가 뭐예요?'에서는 분단국가의 국민으로 태어난 어린이 여러분에게 분단이란 무엇이고 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살아가는지 그 이유를 동시로 들려줍니다. 2부 '수달을 평화 대사로 임명합니다'에서는 사람들은 서로 오가지 못해 답답하고 안타까운 상황인데도 맘대로 남북한을 오르내리며 사는 동물들은 어떻게 그렇게 자유로운지 부러워하는 마음을 담아, 좀 더 평화롭게 지내는 방법을 엿듣습니다. 3부 '통일의 맛'에는 67년 동안 부지런히 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우리의 모습을 칭찬하고, 조금 더 힘내라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어린이 여러분이 동시를 읽으며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어도 자유롭게 남과 북을 오가는 수달처럼, 기차 타고 평양과 금강산을 지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상상의 나래를 펴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