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장르가 된 감독』은 봉테일 탐사의 망원경이자 현미경
봉준호에 관한 기록이자, 한 중년 평론가의 잔혹한 삶의 흔적!!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의 장편영화 7편과 [백색인](1993)부터 [흔들리는 도쿄](2008)까지 총 6편의 단편들을 새로 보며 진단했다.
봉월드의 한층 더 온전한 이해를 위해서는, 그의 적잖은 단편영화들도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을 일찌감치 견지해온 저자는 “단언컨대 봉 감독의 단편들은, 단편으로서 독자적 미학성 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봉월드에 다다르기 위한 또 다른 가교들’”이라고 말한다. 또한 “영화 보기 50년, 영화 스터디 38년, 영화 비평 27년 동안 한 특정 감독의 단편영화들을 이처럼 깊이 있고 폭 넓게 파고들고 훑어 본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따라서 이 단행본은 감독 ‘봉준호의 재구성’이자 ‘단편의 재발견’이다. 재미있는 것은 [기생충]의 기택(송강호 분)처럼 진행된 ‘무계획의 계획’은 이 저서에도 고스란히 해당된다.
이 책은 봉준호 한 감독만이 아니라, ‘오늘의 영화’ 일군의 감독 인터뷰들을 한 데 묶어 종합 인터뷰집을 발간하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다. 저자는 “한데 [기생충]이 2020 제92회 아카데미상시상식에서, 노미네이션 된 6개 부문 중 미술상과 편집상을 빼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까지 4관왕에 오르는 역사적 쾌거를 일궈내는 게 아닌가. 무엇보다 그래서였다. 봉 감독의 인터뷰들만을 별도로 묶어내는 특별 기획으로 발전시킨 까닭은. 그로써 감독 봉준호, 나아가 인간 봉준호를 집중 조명하고 싶었다. 아울러 봉 감독이 ‘내셔널 시네마’로서 한국영화의 100년사에서, 아시아영화사에서, 더 나아가 125년의 세계영화사에서 차지할 굵직한 위상들까지도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랐다.”고 밝힌다.
또한 “그의 영화들도 그렇지만 그라는 존재 자체가 내게는 크디 큰 배움이요 자극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늘 ‘태도(Attitude)로서 영화’, ‘사유와 실천으로서 영화’,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서 영화’ 등을 중시해왔고 그런 영화를 지향해왔다. 봉준호 그는 늘 그런 전향적 영화를 창조해낸 시그니처적 감독이요 인간이다. 그 점에서 그는 내게 한 명의 멘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고 고백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뿌리 채 뒤흔들고 있는 요즈음, 우리는 일상이 무기력하게 붕괴되는 현실을 바라본다. 『봉준호 장르가 된 감독』은 언택트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자신을 결코 신종 바이러스에 내맡길 수는 없다”는 전찬일 평론가의 단호함이 빚어낸 ‘봉준호세계’ 탐사의 망원경이자 현미경이다. “봉준호에 관한 기록이자, 한 중년 평론가의 영화사랑이 오롯이 묻어나는 삶의 흔적”을 펼치며 방콕에서의 아름다운 영화읽기를 시작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