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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

  • 이수경
  • |
  • |
  • 2020-05-28 출간
  • |
  • 216페이지
  • |
  • 135X200X20mm
  • |
  • ISBN 9788982182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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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자연사박물관」으로 등단한 이수경의 첫번째 소설집. 『자연사박물관』은 21세기 한국을 살아가는 한 노동자 가족의 불안한 생존의 연대기다. 여기엔 대학 졸업 후 노동 현장에 투신한 운동권 학생의 후일담이 있고, 척박한 노동자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싸우는 노동운동가의 투쟁이 있으며, 남편을 지지하면서도 가족의 안위와 생존을 걱정하며 막막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노동자 아내의 불안이 있다. 한때는 혁명을 꿈꾸었던 이들에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충직한 노예로서의 삶과 막막한 생계의 불안뿐이다.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자연사박물관』은 오랜 기간에 걸친 이 부부의 고단한 삶의 사연들을 일곱 편의 단편에 촘촘히 그려놓았다. 한 노동자 가족이 맞닥뜨린 현실을 중심으로 단편들이 연작의 사슬을 구축해간다는 점에서, 『자연사박물관』의 세계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연상시킨다. 물론 둘 사이에 놓인 무려 40여 년의 격차는 작지 않다. 세계는 진화했고 삶의 조건도 크게 변했다. 그러나 가난은 여전히 대물림되고 있고, 공장 노동자가 떠안아야 하는 가혹함도 그때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폐자재 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아불은 분쇄기에 손이 분쇄되어 보상도 받지 못하고 해고된 후 분쇄기에 목을 매달았고(「고흐의 빛」), 그에 자극받아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감행한 공장 노동자들은 회사에서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에 짓밟힌다. ‘그’-남편은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고소?고발까지 당한 채 해고되어 내몰린 끝에 공장 굴뚝을 오른다.(「고흐의 빛」, 「크라운 공장 노동자 가족」) “공장은 누구의 것인가”를 끊임없이 되물으면서도 충실한 “공장의 노예”(「재이(在以)」)로 살아가야 하는 삶, 승산 없는 싸움과 추락을 반복하면서 “삶이 너무 잔혹해”(「자연사박물관」)라고 탄식할 수밖에 없는 삶. 그래서 자기를 “어둠에 갇힌 생쥐”(「자연사박물관」)와 동일시하게 되는 삶. 그것이 『자연사박물관』의 노동자가 처한 참담한 현실이다. 유토피아를 열망하며 노동해방을 꿈꾸었던 과거를 이젠 절망적으로 후회하는 ‘나’의 언어는 뼈아프다. 종내 그녀는 말한다. “희망도 없고 기쁨도 사라졌어.”(「고흐의 빛」)

작가는 강철 같은 신념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어느새 잃어버린 채 그저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가는 이 노동자/노동운동가 부부의 실상을 어떠한 장식이나 자기 합리화도 없이 담담하고 냉정하게 해부한다. 그 중심에는 소설집 전체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나’-아내의 간단치 않은 심리적 풍경의 디테일이 있다. 그녀는 더 이상 남편과 섹스는 안 하지만 연애를 좋아해 혼자 연애소설을 쓰고 있고, 어릴 적에 담배를 너무 피워 폐가 망가져 있고, 종종 느닷없는 분노를 터트리고 항상 피곤에 지쳐 있다. 그녀는 누구인가? 그녀는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함께 노동운동에 투신했으나 이후 노동단체를 떠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노동운동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가망 없는 싸움을 힘겹게 지속하는 남편과 함께해야 하는 세상은 “결국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다가 누군가는 비틀거리고, 전향하고, 남은 몇몇은 거리나 굴뚝 위로 몸을 던”(「크라운 공장 노동자 가족」)지고야 마는 그런 세계다. 가족의 안위와 생존에 대한 지독한 불안 속에서, ‘나’는 “나를 위협하는 것은 무엇일까. 남편인가 재이인가. 지친 이웃인가. 공장인가”라고 자문한다. 그러나 ‘나’는 물론 이 모든 것의 진짜 원인을 알고 있다. 느닷없이 터져나오는 분노와 편집증적인 집착이 불안과 공포를 잠재우기 위한 스스로의 안간힘이라는 것도.

작가는 이렇게 불안에 시달리는 ‘나’의 분열적인 마음의 지도를 통해 운동권 출신 노동운동가의 아내라는 인물형에서 연상할 법한 익숙한 스테레오타입을 해체하면서 노동가족이 처한 현실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부조한다. ‘나’의 심리적 풍경을 한층 입체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 소설집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어머니를 자살로 내몰고 어린 ‘나’를 가난과 폭력의 공포로 떨게 했던 주정뱅이 아버지의 삶을 추적하는 ‘나’의 회고적 탐구는, 비록 힘들고 두렵더라도 오늘의 삶의 고통을 긍정하고 버텨내려는 의지와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 불행한 상처를 자기의 불가피한 일부로 감싸 안으려는 자기 긍정의 시도인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앞으로도 이 선한 노동가족이 그들 몫의 힘겨운 싸움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상처를 회고하고 감싸 안으면서 벌어지는 ‘나’의 모든 마음의 드라마는 「인생 이야기」에서 소설 쓰기의 동력으로 이어진다. “소설 쓰는 k선생”은 이를 이미 예감하고 있었다.

한때 소설 쓰는 k선생은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네 아비의 시궁창 같은 삶이 네게는 보석과도 같을 거다.’ 계룡산 동굴에서 도를 닦았다는 소문이 있기는 하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 k선생의 문하에서 수년 간 글공부를 하며 그녀는 어느덧 아버지를 늦겨울에 날아든 나비처럼 연약하고 애처로운 어린아이, 이생의 회오리에 어쩔 도리 없이 휩쓸려야 했던 본래의 여리고 순한 청년으로 느끼고 있었으니, 보석까지는 아니더라도 k선생의 그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나 보다. (「인생 이야기」, 75쪽)

k선생의 예언처럼 아마도 그녀/‘나’는 “보석과도 같은” 소설을 쓰게 될 것이다. 이제 첫 소설집을 낸 작가 이수경의 이후 소설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목차


자연사박물관
크라운 공장 노동자 가족
인생 이야기
노블카운티
고흐의 빛
재이(在以)
카티클란?온 마을이 빛으로 연결된

작품 해설 | 21세기 노동가족 생존기 | 김영찬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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