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이 책도 마찬가지인데, 중등 교사 선발을 위한 1차 시험의 출제 범위 안에 있는 도덕윤리 이론을 체계적이고 집약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을 쓴 목적이고, 그 시험의 합격을 위해 준비하는 예비교사 수험생들이 이 책의 독자들이다. 따라서 윤리 사상과 관련된 인문학적 교양을 쌓거나 깊이 있는 학문적 탐구를 위해 이 책을 보는 것은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기획되었기에 그 내용과 구성도 철저히 거기에 맞추어 이루어졌음을 먼저 밝혀둔다. 이 책의 목차와 내용은 철저하게 교육 과정 평가원이 제시하는 도덕윤리 평가 영역 및 평가 내용 요소의 항목을 반영하여 구성하였다. 도덕윤리 1차 임용시험에서 다루는 평가 영역은 크게 교과교육론, 서양 윤리 사상, 동양 · 한국 윤리 사상, 사회 · 정치사상 · 통일교육론의 네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시험의 체제가 바뀐 최근 7년 동안은 각 영역별로 20점 내외의 배점에 맞추어 출제되었는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큰 변화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1차 시험의 네 영역을 각각 1권씩으로 하는 수험서 출간을 계획하여 올해 초부터이미 동양·한국 윤리 사상을 1책으로, 서양 윤리 사상을 2책으로 출간하였는데, 이책은 3책으로 나머지 두 영역 가운데 사회 · 정치사상·통일 교육론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루고 있다. 다만, 애초에 서양 윤리 사상의 끝자락에 붙이려고 했던 응용 윤리부분을 책의 분량에 맞추다 보니 이번에 수록하게 되었다. 사회·정치사상의 경우 목차 및 구성을 되도록 교육 과정 평가원의 항목과 개정된 5종 교과서의 목차를 우선적으로 따르려고 했으며, 교과서에서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은 내용들은 별도의 목차로 구성하였다. 통일 교육론과 응용 윤리의 경우에는 편저자가 주요 자료와 기출 문제를 바탕으로 적절히 구성하였다.
여타 교과목과 달리 도덕윤리 과목은 내용에 대한 맹목적 암기가 효과적이지 않으며, 그렇다고 완전한 이해를 추구하기에는 그 내용의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특히 원전을 중심으로 시험이 출제되기 때문에 원전에 대한 일종의 독해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이론을 숙지한다고 해도 시험에 대응하는데 있어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지향하는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수험생들이 임용 시험에서 제시되는 지문, 즉 동서양의 고전이나 관련 저술에 대한 독해력을 향상시키고 그 요지를 정확히 숙지하게 하는데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사상가의 주요 사상과 타 사상가와의 차별성과 공통점을 비교하면서 임용 시험의 전체적인 경향과 답안 작성 패턴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사회·정치 사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여러 사회 정치 사상가들의 이론의 확립은 물론 주요 원전에 대한 파악과 독해 훈련을 통해 빈 칸의 용어를 채우고 주요 쟁점이나 의미를 묻는 문제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2020년부터 1차 전공 시험에서 10점 논술형과 5점 서술형 문항이 폐지되고, 기존의 2점 기입형과 4점 서술형으로 문제의 유형이 변동되었다. 이에 맞추어 최근의 출제 경향은 문제 안에서 다수의 기입을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술을 요구하는 유형의 문제들이 대폭 증가하였다. 따라서 괄호나 밑줄 친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답하지 못하면 서술 점수도 얻지 못하는 상황을 겪게 된다. 이전 시험 체제에서도 중요한 사항이기는 했지만, 임용 시험에서 요구하는 적절한 용어와 개념을 답안에 정확하게 기재하는데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한다. 아울러 서술의 경우에도 관련 없는 내용을 쓸데없이 덧붙이지 말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핵심적인 내용만 정확하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이 책에서 각 사상가의 주요 이론들의 의의와 특징을 기술함에 있어서 문단 형태를 지양하고, 철저하게 두세 줄 이내의 문장으로 분절하여 제시한 것은 최근의 이러한 출제 경향과 채점 성향에 맞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수험서이며 전략적인 구성과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논리의 비약이나 불친절한 설명이 있을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에게 이 점에 대해 이해를 구하며, 검토와 보완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아울러 출제의 경향이나 교과 과정의 개정에 맞추어 책의 구성과 내용은 지속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쪼록 이 책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며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예비교사 수험생 여러분들의 고단함을 덜어주기를 바라며, 출간하기까지 애써주신 관계자 분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한다.
2020년 힘겨운 봄을 지나면서, 박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