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순수한 우정의 모습
재미있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를 그대로 보여 주는『출동! 반바지 부대』. 하지만 재미를 넘어서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서로를 끔찍이도 아끼는 네 소년의 우정이다. 반바지 부대원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생겨도 서로를 믿고 위한다.
‘우리 중 단 하나라도 살아남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그럼 나머지 셋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요.’ (p.40)
한집에 모여 살며 낮에는 밖에서 신 나게 뛰어놀고 밤에는 공포 영화를 보는 게 꿈인 반바지 부대. 아일랜드가 돌아가신 아빠와 대화를 나누어도, 시멘트가 자기 옆에 수호천사가 있다는 말을 해도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말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그건 내 ‘친구’가 한 말이기 때문이다. 루돌프가 실수로 파울리 부대 녀석들을 집으로 끌어들여도, 스니커즈가 아무리 허풍을 떨어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기차를 위험에 빠뜨린 장난꾸러기 영혼의 마음을 움직인 것도 결국 네 소년의 진실된 우정이었다.
‘제발 부탁이야. 이 빌어먹을 기차를 제발 좀 세워 줘! 내 친구들이 죽는 건 싫단 말이야. 우리는 나중에 한집에 모여 살면서 같이 영화도 보고 비터 레몬도 마시기로 했단 말이야. 내 친구들이 그냥 이렇게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 제발 부탁할게, 제발!’(p.216)
반바지 부대원들이 보여 주는 순수한 우정의 모습은 친구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아이들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의 소중함과 우정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배우는 삶의 이치 _ ‘인생은 나무딸기 아이스크림이 아니란다.’
재미와 감동을 번갈아 선사하며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가던『출동! 반바지 부대』는 마지막 이야기 ‘시멘트’ 편에 이르러서는 삶의 이치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영혼을 보는 능력을 타고난 시멘트는 이미 세상을 떠난 영혼들과 곧 세상을 떠날 사람의 영혼들과 종종 마주친다. 영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반바지 부대원들이 겪은 모험담처럼 신 나고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한 영혼의 말처럼 우리의 삶은 ‘나무딸기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언젠가는 끝나리라는 것을 잘 알기에, 시멘트는 언제나 삶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래서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아지겠냐고 묻는 아이에게 이렇게 대답해 준다.
‘더 나아지고말고. 자꾸자꾸 나아지다가, 나중에 가서는 멈추지도 않고 계속 나아지기만 할 거야.’(p.213)
시멘트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세 아이들도 언제나 삶에 대해 낙관적이다. ‘살다 보면 원래 그런 일도 있는 법’이고, ‘무슨 일이든지 시작했으면 제대로 해야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책 읽는 재미를 안겨 주는 동시에, 우정과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출동! 반바지 부대』.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네 소년들이 언제나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길 바라는 건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의 바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