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공황를 배경으로 폴란드에서 이민 온 완다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기 반 담임 선생님처럼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은 완다, 해링턴 씨네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빅토리아, 상냥한 오빠 월터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이들이었다. 아빠가 회사에서 쫓겨나기 전까지는.
내성적인 엄마와 활달한 세 아이들에게 든든한 바람막이였던 아빠는 가족을 제대로 부양하지 못한다는 절망감을 월터에게 화를 내는 것으로 푼다. 잔잔하지만 때로 폭풍이 부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큰소리도 내지 못하는 아이들. 그러나 월터 오빠의 죽음은 모든 것을 뒤바꿔 놓는다.
완다는 오빠의 죽음 앞에서 통곡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보다 슬픈 것은 오빠가 아빠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죽은 것이라 생각한다. 오빠의 죽음을 계기로 이민자 가족인 완다네가 마을 사람들 속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빠는 다시 직장을 얻게 되고, 엄마도 좋은 이웃을 가지게 된다.
실직, 가족간의 갈등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지만, 천진한 완다의 눈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월터의 죽음 전까지는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오빠의 죽음으로 다시금 뭉치게 된 한 가족과 그 가족을 받아들인 마을의 넉넉함이 새삼 따뜻해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