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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기술

기다림의 기술

  • 벨보그스
  • |
  • 책읽는수요일
  • |
  • 2020-03-13 출간
  • |
  • 400페이지
  • |
  • 138 X 210 X 24 mm / 489g
  • |
  • ISBN 9791190122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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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모든 여성이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가?
_사적인 질문에서 시작된 임신과 출산에 관한 탐구의 여정

“아이는 몇 살이에요?”
기혼임을 밝히면 자연스레 돌아오는 질문이지만 사실 그 질문은 전혀 당연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 세상에는 원해서든 원치 않아서든 ‘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부부가 적지 않다. 『기다림의 기술』은 난임으로 결혼 후 5년이 넘도록 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소설가 벨 보그스의 개인적인 심정 고백으로 시작된다. 난임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해서 보그스는 집을 둘러싼 숲에서 번식을 위해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조차 견딜 수 없어진다. 그러다 본격적인 난임 치료를 결심하고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임신과 출산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한다. 이 책이 사적인 경험담에서 출발하여 문학, 사회학, 의학, 정치제도 등 다양한 공적인 담론으로 뻗어가게 되는 계기이다.
보그스는 “어릴 때부터 여자는 언젠가는 당연히 임신을 할 것이라는 말을 듣기 때문”에 설마 자신이 아이를 가질 수 없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하고, 난임·불임을 선고받는 순간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고 말한다. 임신이 정상이고, 자연스러우며 건강함을 의미하는 반면, 난임·불임은 드물고 부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를 키웠다면 그만큼 많은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에는 아이가 없는 것에 대한 솔직함 심정과 고통이 잘 드러나 있다. 30대에 접어들어서도 아이가 없었던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의 완성을 고작 몇 해 앞두고, 예술가이자 엄마로서 살아가는 언니를 지켜보는 심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했다. “거칠어지는 파도를 지켜보게 하라. 나는 지켜본다. 바네사를.// 아이들을. 실패를. 그래. 실패. 실패. 파도가 거세진다.”(p.24)
이 책은 “아이를 가지고 싶은 본능”을 진화심리학, 사회학, 문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는데, 특히 진화심리학에서는 그러한 본능을 ‘베이비 피버(baby fever)’라고 칭하여 부르기도 한다. 핀란드의 가족사회학자 안나 로트키르흐(Anna Rotkirch)가 수집한 사례에 따르면 많은 여성들이 느닷없이 맞닥뜨린 이 열병으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 그들은 마트의 유아용품 코너 같이 아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장소 자체를 피하게 되었고, 임신한 친구들이나 아이가 있는 친구들과 관계가 소원해졌다. 이러한 열망은 ‘상상의 아이’라는 비극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에드워드 올비의 희곡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에서는 불임을 겪어온 부부가 실재하지 않는 아들을 만들어냄으로써 부부 관계를 이어가다가 결국 파국을 맞는다.
저자는 반대로 비출산을 결심하고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도 만난다. 스물아홉 살에 의사에게 난관결찰술을 네 차례나 거부당한 경험을 〈가디언〉에 기고한 작가 홀리 브록웰(Holly Brockwell)은 사람들이 마치 결말이 정해진 것처럼 그녀가 아이를 낳아 기를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릴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고 여긴다니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신의 결정이 우리의 결정과 어긋나지 않는 한에서만, 스스로 본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겠다니, 도대체 이것이 이중 잣대가 아니면 무엇인가.”(p.187) 아이가 없는 여성들은 이렇듯 항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이유, 또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선택한 이유를 밝히길 요구 받는다. 자발적이건 아니건 아이 없이 살겠다는 결심을 하면, 흔히 그것은 믿을 수 없다거나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마는 것이다.

임신의 과정은 언제나 모성적이고 자기희생적이다
_난임의 의학적 치료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

난임 치료에 관한 의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아이를 가지고 싶은 본능’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벨 보그스는 우선 덜 외과적인 방법들부터 시도했다. 약을 복용했고, 자궁내수정과 침술, 자연적 주기 타이밍까지 시도해본 후 잠시 휴지기를 가지며 더 적극적인 치료법은 계속 미뤘다. 그리고 치료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중단을 결심했다. 그 당시에는 번번이 실패로 끝난 치료로 인한 슬픔보다는 온갖 약물과 매달 겪은 실망감과 드디어 작별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컸다.
저자는 한동안 아이가 없는 생활을 장점으로 꼽으며 위안을 얻었고 쓰려던 소설도 반이나 완성했지만, 임신에 대한 갈망이 쉽사리 포기되지 않았다. 작가 경력 면에서도 경제적으로도 확실히 포기가 답이었지만, 현대 의학으로 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자궁내수정, 일명 IUI 시술을 받는 것이 먼저였다. 체외수정인 IVF보다는 임신할 확률은 미미하지만, 비용과 시간 면에서는 감당할 만한 수준(“체외수정을 새 차 한 대 또는 여러 대를 사는 것이라고 볼 때, IUI는 새 타이어 세트를 장만하는 정도”, p.64)이다. 그러나 어느 날, 의사가 이제는 방법을 바꿔야 할 때인 것 같다며 IVF를 권했다. 불행한 난임의 시간을 5년이나 보낸 끝에 마침내 저자는 IVF를 받기로 결심한다.
1970년대에 개발된 의학적 시술인 체외수정(IVF)은 여성의 생리주기를 호르몬으로 조작해 배란과 수정을 시킨 후, 그렇게 만들어진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에서 5백만 명이 넘는 신생아가 체외수정으로 태어났으며, 이 분야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병원에서는 시험관 아기 즉, 실험실에서 만든 인간이라는 개념을 순화해서 의사와 연구원들이 하는 일을 보조생식기술(ART,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이라고 부른다.
체외수정을 결심하기 전, 저자는 담당 의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모 세포가 수정되어 배아로 발달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취재해 이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또한 체외수정을 준비하며 자신의 생리주기가 ‘장악’되는 과정과 그 생생한 고통을 공유한다. “카페인과 알코올을 멀리하고, 클로미드나 페마라를 복용하고, 고날-f나 인간융모막성 생식선 자극 호르몬 주사를 맞고, 특별한 달력에 체온과 자궁경관 점액을 기록하는 등 정해놓은 한 달 안에 여자가 해야만 하는 모든 일은 모성적이고, 반복적이며, 자기희생적이다.”(p.18) IVF는 생리주기뿐만 아니라 정신마저 장악하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틈만 나면 임신이 될지 아닐지 고민하거나 임신의 행운을 부르는 부적을 찾게 된다.
그런데 난임·불임 커플이 출산에 개입하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그것은 신이나 자연에 대한 저항일까? 198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IVF를 이용한 임신은 “임신의 과정이 지닌 적절한 완벽함”을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창조주의 자리를 빼앗는 것”에 비유하며 난임·불임 커플들에게 “인간이자 배우자로서 자신의 존엄을 충분하게 존중하는 방법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난임·불임에 대한 건강보험 처리 범위가 교황이 ‘생명의 선물’에서 권고한 사항과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환자가 호르몬과 외과적 치료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일반적인 성관계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시도하는 임신”은 보험 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미국은 주마다 그 기준이 제각각이라 예컨대, 아칸소 주는 IVF 치료비를 보장하되, 평생 최대 1만 5천 달러가 한계다. 메릴랜드 주의 보험은 IVF 비용을 부담하지만 “환자의 난자”와 “그 배우자의 정자”로 치료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하와이는 IVF를 단 1회만 보장하며 그것도 실비 지급이다.
그리고 비록 불임 치료비를 보장하는 주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혜택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복합적인 진단을 받아 고가의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 LGBT 커플이나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들, 남편 없이 혼자 임신하기로 결심한 여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미국에서는 여덟 커플 중 하나가 난임·불임을 겪고 있지만 그중 절반만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백인이고, 연령대가 높고,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다. 저자는 누구나 난임 치료 비용을 보장 받을 수 있다면, 난임·불임 치료를 받으려는 인구의 범위는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재조립되는 수많은 가족의 이야기
_플랜B 가족, 다양한 형태의 대안가족의 등장

사실 저자가 난임을 겪으며 의학적 치료에만 기댔던 것은 아니다. 입양을 고려하며 에티오피아에서 아이를 데려올 생각을 진지하게 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나 아이티에서 강압적이고 비윤리적인 입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입양 프로그램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보그스는 아무리 운이 좋아 보여도 이 세상에 복잡하지 않은 입양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작가 존 디디온은 딸 퀸타나를 그녀가 7개월일 때 공식 입양했다. 디디온은 퀸타나를 위해 그녀의 입양 사실을 하나의 즐거운 이야기로 만들어 반복해서 들려주었다. 그러나 훗날, 딸이 위안을 얻었으리라 믿었던 서사가 동시에 불안의 근원으로 작용했음을 깨달았다. 퀸타나는 만약 디디온이 자신의 탄생을 알렸던 의사의 전화를 받지 못했으면 어땠을지 불안해 했다. “그때 엄마가 집에 없었다면, 엄마가 병원에서 왓슨 선생님을 못 만났다면,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p.172) 저자는 난임·불임인 여자가 모색하는 인생은 결코 우연이나 운명이 아니라 혼신을 다해 선택한 결과임을 강조한다. 입양할 때조차도 포트폴리오에는 어떤 사진들을 골라 넣을지, 가정조사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그리고 훗날 입양한 아이가 “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고 하면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최근 새로이 결혼의 역사를 변화시키고 있는 ‘LGBT 가정’으로 좀 더 범위를 넓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본다. 보그스는 자신의 친구이자 『부모와 다른 아이들』의 저자 앤드류 솔로몬의 ‘플랜B 가족’을 소개하는데, 솔로몬에게는 네 명의 자녀가 있다. 그중 둘은 그의 남편이 레즈비언 친구들과 함께 가진 유전적 자녀들이다. 한 아이는 솔로몬과 친한 여자 친구가 함께 낳아 공동양육을 하며, 막내는 남편 친자들의 친모 한 명을 대리모로 삼아 낳은 솔로몬의 친자이다.
미국 내에서도 입양 및 위탁 기관의 차별로부터 LGBT를 명백하게 보호하는 주는 일곱 개밖에 되지 않는다. 2015년에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만 해도 입양을 전면 금지했고, 그로 인해 의학적 위기 상황이나 교육 문제, 유산 상속 등을 비롯해 이성애자 양부모라면 당연하게 고민하는 여러 문제를 맞닥뜨려도, LGBT 부모는 자신들이나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타협해야만 했다. 그런데 IVF 기술로 인해 동성 커플들에게는 또 다른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물론 ‘부모됨’의 정의가 점점 확장되는 경향을 어떤 사람들은 위협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사람들은 생물학적 부모의 가치를 강조한다. 하지만 현대에는 ‘생물학적’이라는 단어의 정의조차 바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재조립되고 있는 시점에서, 저자는 차라리 법 체제가 하루빨리 현실을 따라잡고 변화하길 촉구한다. 『기다림의 기술』에서 벨 보그스가 펼쳐 보이는 임신과 출산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갈래의 탐구는 결국 현대 가족의 본질, 그 친밀함과 사랑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목차


기다림의 기술 | 베이비 피버 |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 어머니와 딸들 | 2주간의 기다림 |
그 누구도 ‘그냥’ 입양하지 않는다 | 아이가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 | 보장 받지 못하는 선택을 해야 할 때 |
생식주기를 장악하기까지 | 탄생의 이야기들 | 간절하게 기다리던 만남 | 임신의 비용 | 에필로그 | 감사의 말 |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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