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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들

유령들

  • 김동수
  • |
  • 삶창
  • |
  • 2020-01-31 출간
  • |
  • 304페이지
  • |
  • 146 X 211 X 25 mm /419g
  • |
  • ISBN 978896655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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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대학은 이미 괴물이 되었다

대학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한때 사회적 관심사였지만 지금은 뒷전으로 밀린 상태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노동 환경과 노동자들의 처지가 예전보다 개선된 결과는 아니다. 언제나 제자리 또는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이 책은, 다시 한 번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전하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대부분의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들을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면서도 부재로 취급되는 ‘유령들’이라고 명명한다. 이런 유령 노동자들의 노동에 우리 사회는 크게 의존하고 있음에도 ‘유령’으로 취급하는 것은 그들이 생산하는 가치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 씨, 냄새가 심하면 알아서 걸어 올라가든가. 왜 남들 피해 주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마스크 학생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면서 다시 시비조로 말을 이었다.
“어? 젊네? 다 할배들이던데? 젊은 사람이 쓰레기나 치우고…. 인생 참 알 만하다.”
마스크 학생의 말은 혐오에 가까웠다. 상대방에게 평생 상처가 될 막말을 아무 생각 없이 지껄이는 그가 대학생이 맞나.(153)

대학생들까지 청소노동자를 이렇게 대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학 교수를 포함한 대학 구성원 모두가 그렇다. 그것을 몸소 겪은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대학의 임직원들이 그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존재를 없애기 위해 어떻게 부정한 세력과 결탁하는지를 목도했다. 그 이후로는 대학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사학 비리를 저지른 재단 소유주에게는 한없이 머리를 조아리지만,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조롱과 혐오를 일삼는다.”
이런 “조롱과 혐오”의 일상화는 당연히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다니던 대학에서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몸소 이 사실을 확인하고 장편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있으면 어디서나 멸시의 눈빛과 마주해야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딱히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차별과 무시 속에서 숨 쉬고 있었다. 그런 일이 진리의 전당이라 자부하는 대학에서 교직원, 학생, 선생 구분할 것 없이 적나라하게 벌어지고 있었다.(154)

따라서 청소노동자들은 천대 받는 육체노동을 하면서 동시에 “조롱과 혐오”를 온몸으로 떠안는 감정노동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학이 이제는 사회의 축소판인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단지 대학만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남아 있는 한…

이 책은 사실을 기록하면서도 하나의 장편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책의 ‘프롤로그’에서 ㄱ대학 내에 “닭장차”가 진입한 장면을 아이러니하게 학생운동의 쇠퇴와 연결해 기술하고 있다. 이것 자체가 문학적 장치인데, 그 이후부터는 마치 대학 청소노동자의 숨결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치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들 사이의 갈등이나 감정까지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기록문학과는 다르게 주관적 관점이 수시로 개입한다. 이것은 저자가 직접 청소노동에 참여한 게 원인일 수도 있다.

“넝마나 다름없죠? 이것도 옷이라고 입고… 쯧쯧.”
우중충한 검은색 솜옷부터 빨간색 조끼까지,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종류도 다양했다. 색깔만 봐도 용역업체가 몇 번 바뀌었는지 알 수 있었다. 삼베옷 비슷한 하복은 허름함의 정도가 심각했다. 박음질도 비뚤배뚤 엉망이었고 바느질실도 이곳저곳에서 너덜하게 삐져나와 있었다. 옆구리 쪽에는 검지 손톱만 한 구멍도 뚫려 있었다. 근무복 자체가 용역 노동자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했다.(36)

저자는 청소노동자의 근무 형태, 식사 현실, 휴게실의 역할 등등을 촘촘히 깔아 둔 상태에서 그들이 민주노조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기록해 나간다. 그래서 저자의 주관적 관점이 개입되어 있다고는 하나 몸소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에 지루하지 않다.
ㄱ대 청소노동자 문제가 단순한 노동 조건의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이윤 추구에 몰두하는 현실에 대학이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깊이 연루되어 있는지에 대해 기록이 가능했던 것은 저자가 경험한 날것 때문이다. 심지어 대학은 자신의 책임을 용역 업체에 떠넘김으로써 마치 청소노동은 대학과 무관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강변하다 못해 용역 업체를 통해 비리를 저지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부단한 부당노동행위가 함께한다.

ㅅ종합관리와 계약된 강사 다섯 명이 ㅈ노조에 가입하니, 힘의 균형이 바뀌었다. ㅈ노조는 48명이었고, 민주노조는 43명이었다. 민주노조원 수는 변동이 없었지만, 다른 곳에서 충원된 탓에 ㅈ노조가 드디어 다수 노조 지위를 얻었다. 그 말은 곧 민주노조가 단체협약 교섭권을 잃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민주노조를 파괴하려고 문서까지 만들었던 학교가 그토록 바라던 바를 이룬 것이었다. 민주노조가 출범한 지 5년 만이었다.(271)

이 책은 허튼 희망이나 주관적인 의지를 남기기도 않는다. 어쩌면 일종의 ‘패배의 기록’인데 그게 암울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삶 그 자체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기록은 ㄱ대의 민주노조가 대학과 용역 업체의 끈질긴 파괴 공작으로 드디어 소수파가 되어버리고 나서 끝을 맺는다. 다음은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이다. 자신들이 ㄱ대에서 청소 노동을 하고 있는 한 현실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낙관의 피력은, 노동자의 현실을 기록하면서 쉬 따라오기 마련인 공연한 비극적 감정을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
“그럴 리가요.”
“우리마저 퇴직하면, 민주노조에 아무도 없을까 봐 걱정돼. 그러
면 ㄱ대는 다시 노조 없었을 때처럼 변하겠지?”
(…)
화장실 변기가 막혔다는 남학생의 말에 수연은 헐레벌떡 화장실로 향했다. 로비에는 어느새 따뜻한 아침 햇살이 퍼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마지막에 남긴 이야기를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우리가 아직 ㄱ대에 남아 있으니까.”(299)


목차


프롤로그 / 9

1. 첫 만남 / 17
2. 유령들 / 32
3. 죄책감 / 44
4. 숨겨진 감옥 / 58
5. 노예의 삶 / 67
6. 3년 전 기억 / 84
7. 그들의 배후 / 104
8. 악마의 속삭임 / 125
9. 소장의 계보 / 137
10. 익숙한 차별 / 147
11. 철거된 현수막 / 156
12. 예견된 파행 / 164
13. 폭풍 전야 / 183
14. 여름 한 달 / 196
15. 퇴직의 조건 / 224
16. 드러난 비밀 / 243
17. 파괴범 / 262
18. 마지막 저항 / 272

에필로그 / 290

작가의 말 /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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