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 올해는 꼭 써보자
행복이나 사랑을 비롯하여 인간관계나 깨달음을 노래하는 수많은 글이 캘리그라피 혹은 캘리라는 이름의 손글씨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다. ‘아, 예쁘다!’라고 하며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는 우리들. 눈으로 수없이 따라 쓰며 자신에게 다가온 캘리를 마음에 담는다. 하지만 정작 캘리를 직접 쓰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진다. ‘나도 저렇게 쓰고 싶다.’라는 울림이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시간을 내어 캘리 학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독학으로 배우려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만만치 않은 상황. 이 때문에 의욕만 충전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된다. ‘시간도 없고 손재주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이 뭘 할 수 있겠어.’ 이렇게 캘리는 새해 목표가 되었다가 연초가 되면 거짓말처럼 잊히고 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지만 캘리는 정말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도 먼 그대’일까?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연기하기만 했던 캘리와의 만남을 이제는 실행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런 근본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
‘궁궐에 미친 남자’로 KBS 9시 뉴스에 방송된 필자 이호준은 자신의 캘리그라피를 담은 그림과 10년에 걸쳐 만나온 궁궐 사진을 전시하여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8년부터 캘리와 손글씨를 날마다 쓰고 SNS로 소통하면서 상상력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행복한 경험을 2년 동안 즐겁게 이어왔다. 그러면서 노력과 열정이 결합하면 타고난 재능을 이길 수 있으며, 누구든 끊임없이 상상하고 관찰하면서 캘리를 계속 이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캘리와 즐겁게 소통하는 법을 발견할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가 《써보자 캘리그림》과 《써보자 고양이캘리》를 집필한 것은 이런 깨달음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 필자는 상상력으로 이끌어낸 아이디어를 몸의 일부분을 활용해 세상에 선보이는 캘리 기법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한다. 이때 머릿속 아이디어가 조화롭고 아름다우면서도 감동적인 형태로 드러날 수 있도록 북촌선비체·선비물결체·선비미소체·선비디자인체 등 네 가지 캘리 서체를 중심으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또한 붓펜, 붓, 캘리용 펜, 다양한 도구 함께 쓰기처럼 여러 도구들을 활용하여 즐겁게 캘리한 사례들을 소개하여 상상력을 캘리로 이끌어내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이끈다. 여기에 따라 쓰기를 하며 선의 흐름을 익히고 자신감을 높이는 캘리 기초 다지기는 물론이고, 자기만의 상상력을 캘리로 이끌어내는 캘리의 핵심 기법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정리하자면 필자가 추구하는 캘리는 관계 중심의 캘리다. 의미도 기법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상상력에 초점을 맞춰 상상력과 만나 이뤄낸 결과물을 캘리로 이끌어내도록 안내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치들을 의미 있는 말로 이끌어내고, 이것을 다시 몸의 일부를 활용해 캘리하여 세상에 선을 보이도록 이끈다. 이것이 필자가 추구하는 캘리이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만나고 싶은 캘리그림이다. 필자가 잠들어 있던 캘리를 끝내 깨워냈듯이, 독자들도 상상력을 발휘해 자기만의 기법으로 캘리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 포기할 이유만 줄줄이 나열해 왔던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하여, 이 책과 행복하게 동행하며 캘리 쓰는 재미를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캘리그라피 책인 만큼 ‘글씨의 탄생’이라는 문구를 캘리해 보았어요.
‘생’의 모음과 이응(ㅇ) 받침이 붓과 벼루가 되어 글씨와 함께 캘리로 완성되었어요.
상상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친구들이 함께 캘리로 완성되곤 한답니다.”
“캘리는 결국 캘리그라퍼와 세상이 서로 관찰하고 상상하는 가운데 완성되는 것 같아요. 이런 점에서 ‘관계’라는 제목의 두 글자를 물고기 두 마리가 이어주게 했어요.”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는 책이니 따라 쓰기가 빠질 수 없겠지요? 저자가 손글씨에서 이끌어낸 네 가지 서체를 따라 쓰며 캘리그라피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캘리하는 즐거움도 함께 키워가요.”
“충분히 따라 쓰셨다고요? 그럼 본격적으로 창의적인 캘리의 세계로 나아가요.
상상과 관찰이 어떻게 캘리로 재탄생하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며 함께해 봐요.”
“이 책에는 캘리의 문구·구도·강조·가독성이라는 네 가지 요소와 붓펜, 캘리용 펜, 붓, 그리고 다양한 도구를 함께 써서 캘리하는 방식까지 담았어요.
이게 전부냐고요? 물론 더 있지요. 5부에서는 핵심 키워드 30개를 정리하여 15장으로 묶어 각각 캘리 두 작품씩 준비했어요. 여기에 기념일이나 사진 등에 응용하는 캘리까지 두 작품씩 마지막 6부에서 꽉꽉 눌러 담았답니다. 이 정도면 캘리 바이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이제 캘리를 막 시작한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절대 포기하지 말아요. 우리 하루 한 글자만이라도 날마다 써 봐요.’
혹시 펜이나 붓을 들기가 쉽지 않다고요? 그럴듯한 생각이 나지 않아서 힘들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지금 생각나는 게 있다면 아무거나 써보자고요.
생각나지 않는다는 그 말을 써 봐도 좋아요.
이렇게 캘리와 친해지려고 간절히 노력하면 캘리도 그 마음 알아줄 거예요.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에게도 캘리가 화사하게 피어나겠지요.
봄과 가을을 노래하는 저 캘리들처럼 말이지요.
우리 오늘부터 함께 시작해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