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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헤아리는 마음의 이름

평등 헤아리는 마음의 이름

  • 오준호
  • |
  • 생각과느낌
  • |
  • 2019-12-31 출간
  • |
  • 184페이지
  • |
  • 213 X 142 X 21 mm /338g
  • |
  • ISBN 978899226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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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 책은 작가 아나톨 프랑스의 말로 화두를 던집니다.

“법은 공평하게도 부자든 가난한 자든 다리 밑에서 자는 것을 똑같이 처벌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공정해 보이는 제도이지만, 부자가 다리 밑에서 잘 일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누구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는 쉽게 판단이 섭니다. 이처럼 사회는 모두에게 평등하고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처럼 모습을 치장하지만 한 꺼풀 벗기면 가진 자, 특권을 가진 이의 손때가 많이 묻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평등한 사회를 이룰까요? 해답 전에 2,500년 전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헤아려 이해하려는 태도

『논어』 「위령공」편 중 일부입니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제가 평생 실천해야 하는 것을 한 단어로 가르쳐 주신다면, 그 말은 무엇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헤아릴 서恕다.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이라면 남에게도 하지 마라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_p.21

‘서恕’란 마음心으로 같아지는如 것으로 ‘헤아려 이해하다.’라는 뜻입니다. 사회의 가치 있는 것들을 구성원들 사이에서 나눌 때, ‘내가 저 사람 입장이라면 지금 내가 하려는 이 선택을 흔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누구의 입장에서든 받아들일 수 있다.’라는 답을 얻을 때 그 행동을 하라는 것이지요.
이 태도는 2,500년 후 평등과 정의에 관한 걸출한 저작에서 다시 반복됩니다. 바로 존 롤스의 『정의론』에 나오는 ‘무지의 베일’입니다. 모든 사람이 ‘무지의 베일’을 쓰고, 즉 모두가 자신의 지위, 천부적 능력, 외모, 거주 지역 등 본인과 관련된 정보가 차단된 캄캄한 어둠 상황에서 모여 분배 원칙을 정한다면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게 유불리가 없는 원칙을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정하는 원칙은 ‘먼저 모두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그 사회에서 모두의 처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불평등이 있다면 받아들인다.’일 것입니다. 모두가 평등하되, 타인들의 처지를 향상시키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더 준다는 뜻이지요.

능력주의

위의 원칙에 따라 모두의 처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사람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고, 그 능력에 비례해 보상을 받을 것입니다. 이는 모두가 받아들일 만한 것이고 우리 사회는 능력주의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능력주의는 여러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정리하자면, 재능 있고 노력하면 그만큼 보상받고 출세할 수 있다는 믿음인 동시에, 지위나 직업은 능력을 갖춘 사람들 사이에 공정한 경쟁을 통해 분배되어야 한다는 분배 원칙을 말합니다. 그런데 능력주의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개인의 성취는 그의 능력에서 비롯된 정직한 결과’여야 한다는 겁니다. 과연 우리 사회에서 이 전제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을까요? 기회의 평등이 실현되기는커녕 부모의 부나 계층,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모든 기회가 차별적으로 주어지면서 결국 직업과 소득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지 않던가요? 능력주의가 본연의 의미를 되찾으려면 ‘능력적 요인’보다 ‘비능력적 요인’이 개인의 성취에 영향을 끼치는 걸 막아야 합니다. ‘비능력적 요인’이란 경쟁을 방해하는 반칙과 부정, 사회에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차별, 각자의 출신 환경, 어찌할 수 없는 불운과 사회적 변화 등등을 말합니다.
개인의 능력 발휘를 가로막는 유리 천장, 인종 차별 등 각종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제정(물론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출신 환경에 상관없이 충분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절차적 공정성을 강화하는 교육 제도의 개선, 자동화 시스템의 정착으로 줄어드는 일거리를 대비한 복지 제도의 확충 등이 능력주의가 바로 설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그래야만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도 “나는 내 능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라고 떳떳이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참여의 평등

경쟁 과정에서 반칙을 금지하고 복지 제도를 확대한다면 우리는 공정한 기회균등에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그만하면 충분히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는 것일까요?
기회균등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의 삶이 마치 경쟁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출발선의 평등이 자꾸 강조되면, 사회가 내게 “이렇게 공정한 경쟁을 위한 조건을 마련해 줬으니, 한번 죽기 살기로 뛰어 봐!”라고 하는 느낌입니다. 출발선의 기회균등만을 강조하면 결국 인간은 무한 경쟁의 희생자가 되어 모두 패배자가 될 뿐입니다. 인간은 경쟁에서 이기든 지든 그 자체로 가치 있고 존엄한 존재입니다. 균등한 기회는 ‘삶의 모든 구간에 걸쳐’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삶의 기회균등은 경쟁의 승자를 뽑는 것보다 사회적 약자가 평등하게 존중받는 데 더 관심을 두는 가치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민들을 위해 보건 위생 정책이나 공교육 정책 등이 모두 필요하나, 특히 사회의 주요 문제를 함께 논의할 ‘공동 결정권’이 중요합니다.
사회 불평등의 원인에는 위계질서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회사에서 경영자와 주주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결정을 하면 그곳의 노동자들이 해고나 산업 재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죠. 당장 청소년 독자들도 투표권이 없어서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 정책의 결정에 개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 사회, 국가 전반에서 공동 결정권의 확대가 삶의 기회균등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이 ‘같이 참여하여 같이 결정할 권리’를 ‘참여의 평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평등과 정의로

참여의 평등이 이루어진 사회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겁니다. 현재의 사회는 소수에게 사회의 주요 자원이 너무 많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토지의 경우, 지난 50년간 우리나라에서 땅값이 6,700조 원 상승했는데, 상승한 가치의 46%를 상위 1%가 가져갔습니다. 헤아려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거나, 무지의 베일을 쓴 사람들이 이런 현상을 옳다고 할까요? 토지, 천연자원, 물, 햇빛 등은 누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인간에게 그냥 주어진 것입니다. 즉 자연이 준 선물이고 사회의 공동 자산인 것입니다. 공동 자산에서 나온 수익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은 몫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새로운 수익을 발생시킨 사람의 기여를 따로 보상하더라도 말이지요. 너무 꿈 같은 이야기라고요? 사회의 공동 자산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게 당연한 겁니다.
미국 알래스카주 주민들은 매년 알래스카 주민 배당금을 받습니다. 주 정부가 석유 채굴권을 기업에 임대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주민에게 배분하는 것이지요. 한국 언론사 기자가 알래스카에 가서, 왜 이 돈을 주는 거냐고 주민들에게 묻자 한 꼬마가 씩씩하게 답했습니다.

“알래스카의 땅과 땅 밑의 것은 주민 모두의 것이니까요!”

알래스카 주민 배당금은 일종의 ‘기본 소득’입니다. 기본 소득은 사회의 공동 자산에서 생겨난 이익을 사회 구성원들이 나누자는 것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권리’입니다. 지금 여러 나라에서 기본 소득 도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빈곤과 불평등을 줄이는 방안이 될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핀란드, 인도 등에 기본 소득 실험을 했거나 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성남시에서는 ‘청년배당’을 지급하고 있고, 경기도에서는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2019년부터 ‘아동수당’을 만 7세 이하 아동 전체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일부에게 제공되고 액수도 적습니다.
새로운 분배의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분배의 순서를 완전히 바꾸는 상상입니다. 지금까지 분배 정의에 관한 통념은 ‘먼저 능력에 따라 소득을 분배하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추가 소득을 준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이제 이 순서를 ‘먼저 기본 소득으로 삶을 보장하고 더 일한다면 추가 소득을 올리게 한다’로 바꿔 보자는 겁니다. 이것은 “평등한 시민들 사이의 정의로운 분배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의 답을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밀고 나간 사회입니다. 이 사회 체제는 평생에 걸쳐 삶의 기본 조건을 보장함으로써 더 이상 운의 불평등을 감내할 필요가 없도록, 인간의 존엄한 삶이 운의 손아귀에 흔들리지 않도록 만듭니다. 경쟁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므로, 사람들은 각자 가치 있게 여기는 새로운 목표를 찾아 자유롭게 살아갈 겁니다.


지금 무엇을 할까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고 하는데, 당장 청소년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회 구조가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다고 느끼지만, 그 구조가 워낙 크고 단단해 보여서 손대기가 만만하지 않지요. (이는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주변의 작은 문제들부터 ‘평등하고 정의로운 규칙’을 합의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한정된 학교 운동장에 축구, 피구, 달리기 연습을 하려는 아이들은 어떻게 운동장이라는 자원을 분배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는 하나의 제안을 써 두었지만 그것이 정말 최선의 분배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여건에 따라 합의는 달라질 수 있고 정의로운 분배에는 단 하나의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평등한 시민들이 공정한 절차에 따라 합의하는 것이 공정한 규칙이라는 겁니다.

이름앤솔러지

『평등, 헤아리는 마음의 이름』은 생각과느낌이 새롭게 선보이는 청소년 논픽션 시리즈 ‘이름앤솔러지’의 첫 번째 권입니다. 이름앤솔러지의 ‘이름’은 명칭, 그리고 ‘이르다’의 명사형을 중의적으로 뜻합니다.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주요 개념들을 톺아가며 청소년들이 진정한 자아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향후 신, 노동, 과학 등의 권들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목차


1 불행 배틀 시대, 평등의 의미를 묻다 006
2 평등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을까? 024
3 평등한 시민들, 공정한 분배를 말하다 058
4 공정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까? 078
5 능력주의는 공정한가? 108
6 한 걸음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146

[에필로그] 학교 운동장에 관한 평등하고 공정한 합의 178
참고한 책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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