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대한민국, 위기극복의 국가학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 70년’은 한국인이라면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일본 식민 지배를 벗어난 가난한 나라를 세계인 모두가 놀라운 눈으로 쳐다보는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룬 나라’, 세계 200개국 중에서 “인구 3천만 명 이상, 1인당 GDP가 3만 달러 넘는 나라”를 일컫는 ‘3050 클럽’에 7번째로 들어선 나라로 만들었으니 자랑해도 좋다.
그러나 지나온 70년의 역사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전쟁도, 혁명도 겪었다. 봄마다 ‘절량농가 몇 백만’이라는 배고픔도 견뎠다. 이제 먹고 살만 해졌다 싶었을 때 닥친 금융 위기에 어린 아이 돌반지까지 내어놓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 이겨냈다. 오늘의 고통을 견뎌내면 밝은 내일이 온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어려움을 참고 견뎌냈다. 견해가 달라도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자식들에게 넘겨주겠다는 뜻을 국민들이 함께 했었기 때문에 나라의 근본을 흔드는 정치 갈등도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지금 또다시 대한민국은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헌정을 뒤흔드는 북한의 정치적, 군사적 도전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주권을 위협하는 사회주의 1당지배 전제국가 중국의 끊임없는 괴롭힘도 겪고 있다. 대한민국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외우에 우리는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한국 사회를 갈라놓는 이념 갈등과 세대 갈등이라는 내환이 겹쳐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
저자는 위기를 극복했던 대한민국의 지나온 길을 분석하여 현 상황의 해결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이 책을 썼다. 길이 험해도 닥칠 위험을 미리 알면 자신을 가지고 발을 내디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 네 장으로 나누어 제1장에서는 인류 문명사에서 21세기의 의미를 짚어보았다. 제2장에서는 21세기적 시대 상황에서 예상되는 국제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국제질서의 재편 방향을 예상해 보았다.
제3장에서는 대한민국을 ‘잘 사는 자주국가’, ‘모든 국민이 인권이 보장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하여 우리가 선택해야 할 생존 전략을 제안한다. 제4장은 책을 다듬다가 부딪친 ‘원초적 문제’, 즉 누구의 대한민국이 생존 전략의 주체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는 글이다. 한국 국민이 모두 같은 이해관계와 같은 사상, 이념을 가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뜻을 모아야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보인다면 어떻게, 어떤 점을 내세워 타협해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본 글이다.
물론 이 책에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함께 극복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훌륭한 제안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