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 안에 두건 밖으로 내보내건
언제나 문제가 되고 언제나 아름다운 소설
『레드 닥〉』은 시적이고 모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소설이다. 한 편의 시이면서, 한 편의 모험담이고, 한 개의 빨강 퍼즐처럼 복잡하게 아름답다. 하지만, 『레드 닥〉』을 더 특별하게 하는 건 유머러스함이다. 일단, 제목부터 장난스럽다. ‘레드 닥’ 뒤에 붙은 생뚱맞은 화살괄호(〉)는 워드프로세서 파일명에 자동으로 생성된 기호를 작가가 그대로 쓴 것이다. 독특한 모양의 본문 디자인 역시 컴퓨터 버튼을 잘못 눌러 좌우 여백이 너무 많이 생긴 걸 그대로 채택했다고 한다. 쉼표는 찾아볼 수 없고, 물음표는 거의 생략되었으며, 마침표마저도 간간이 자리를 비운다. 이야기의 흐름 또한 종잡을 수 없이, 무의식처럼 갑작스럽게 이어지고 끊어지다가 다시 이어진다.
『레드 닥〉』을 읽는 독자들은 너무도 아름다운 반짝이는 퍼즐 조각을 손에 든 채로 허둥대게 되지만, 결국은 자의에 의해 자신만의 빨강 퍼즐을 완성해내고야 만다. 우리의 삶 안에 두건 밖으로 내보내건 언제나 문제가 되는 소설, 우리의 삶 안에 두건 밖으로 내보내건 언제나 아름다운 소설, 그게 바로 『레드 닥〉』이다. “그래, 모든 날이 걸작일 수는 없다” 하고 깨닫는 순간 비로소 작은 걸음으로나마 삶이 걸작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 것처럼, 소설은 장마다 읽는 모두에게 새롭게 해석되고 재창조된다. 열정적인 창조 행위로서의 독서를 즐길 기회를 찾고 있던 독자들이면 올겨울 『레드 닥〉』이 큰 기쁨이 될 것이다.
그녀는 위대한 지적, 정서적 지식과 광대한 서식지를 갖고 있으며, 그 서식지의 모든 것들에 요란한 노크 소리처럼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강력한 인식과 참신함을 부여한다.
[뉴욕타임스] 북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