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을 건넌 뒤에는 가차 없이 뗏목을 버리듯
진리에 닿은 뒤에는 나의 모든 가르침에 대한 집착마저 버려라!
25년간 붓다 사상을 연구한 끝에
그 가르침의 핵심을 깨닫고 다시 쓴 불교 사상의 요체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절대화하지 말라고 했다. 언어에 갇힌 자신의 말은 어디까지나 진리를 전하기 위한 수단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이들은 연기, 무아, 공, 중도, 열반 등 붓다의 교법들에 집착하고 그것을 추종한다. 아마도 그것이 이해하기 더 쉽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25년간 붓다 사상을 연구한 끝에 진리에 대한 집착마저 내려놓기를 요구한 붓다의 참뜻을 깨닫기에 이른다. 진리란 사유와 언어의 한계를 가진 인간이 적어둔 몇 마디 말로 풀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깨닫고 나자 붓다의 사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모든 분별과 집착에서 벗어난 상태가 되기 위해 중도 사상을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목적한 바를 이룬 뒤에는 ‘중도’ 자체도 과감히 던져 버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인간의 언어로 된 이 책 역시 붓다의 심오한 사상을 전부 드러내 보이기는 어려움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가 명확히 아는 것이 하나 있다. 진리를 사랑하는 우리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아닌 달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불교 이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그 유한성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논의는 진리에 닿고자 하는 이들에게 참된 구도의 출발점을 제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