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귀뚜라미』는 동시인 이상교의 첫 발자취
『우리 집 귀뚜라미』는 동시인 이상교 선생의 첫 동시집이면서 직접 그림까지 그려 완성했던 첫 작품이다. 1973년 등단 이래, 동시, 동화, 그림책 등 무수히 많은 다양한 어린이 책을 썼고, 한국출판문화상, 박홍근아동문학상, IBBY 어너리스트상 등을 수상했던 아동문학계의 거목인 선생의 첫 발자취가 새겨져 있는 책이 바로 이 동시집이다.
생의 한 고비를 넘어 다시 동시 속으로
하지만 이 동시집은 두 번이나 절판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이 다시 절판된 시기에 이상교 선생 역시 건강상 문제로 아주 힘든 시기를 보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운 고비를 맞는다. 그 어려움을 견뎌내면 다시 꽃 피고 맑게 갠 날이 오듯, 다시 새롭게 단장한 아동문학인 이상교 선생의 첫 동시집이었던 『우리 집 귀뚜라미』가 세상에 나왔다.
첫 발자취를 따라 처음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것
동시집 편집 기간 내내, 거의 매일 이상교 선생과 전화 통화하고 이메일, 문자를 주고 받았다. 첫 동시집을 다시 만들기 위해 한 자 한 자, 한 줄 한 줄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모습은 진정한 장인(匠人)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오직 한 줄의 시를 위해 고민하고 단련했을 수십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첫 발자취를 따라 처음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건 시인이 생의 큰 고비를 훌쩍 넘어서고 있는 바로 이 시간의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한 발 한 발 되짚어 가는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동문학이라는 숲에서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보며 두 팔 벌려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 이 순간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