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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사는 숲

이야기가 사는 숲

  • 임어진
  • |
  • 낮은산
  • |
  • 2019-11-15 출간
  • |
  • 120페이지
  • |
  • 183 X 220 X 12 mm /329g
  • |
  • ISBN 979115525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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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룬 이야기들,
“이야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야”

먼 옛날, 오래도록 아기를 바랐던 왕과 왕비에게 아기가 태어난다. 해마루라는 이름의 아기는 열다섯 살이 되면 이야기의 수호자가 될 거라는 예언을 듣는다. 해마루가 강력한 통치자가 되기만을 바란 왕은 이야기들을 모두 나라 밖으로 쫓아내 버린다. 이야기를 모르고 자라면 이야기의 수호자가 될 리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해마루는 건강하고 똑똑하고 자신만만하게 자라지만, 자기 생각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
열다섯 살이 되는 생일날, 처음으로 사냥에 나선 해마루는 노루를 쫓아 깊은 숲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수많은 나무를 만난다. 이 나무들은 15년 전 왕에게 쫓겨난 이야기들이었다. 이야기는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고 살아남았다. 해마루는 이야기의 수호자가 될 거라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듣고, 이야기가 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 것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나무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이야기, 깊이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준다.
『이야기가 사는 숲』은 이야기의 수호자가 될 운명을 타고 난 아이, 해마루의 이야기와 해마루가 듣는 이야기 속 이야기 세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자는 해마루의 입장에서, 나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같이 듣는다. 이러한 구성은 ‘이야기’ 자체를 한 발짝 떨어져 보게 한다. 이야기를 읽으며,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마음속에 일어나는 현상, 즉 뭔가를 생각하고 상상하고 느끼는 과정을 펼쳐내면서, 이야기가 지닌 힘을 보여 준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아이 눈이 반짝였다”

나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동안 해마루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보여 준다. 이야기 속에서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나무의 정기를 받아 새 생명이 태어나고, 위험에 빠진 왕자를 노루가 구해 주고, 피리 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소년은 피리를 얻기 위해 젊음을 줘 버린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세상을 보고, 전혀 상상해 보지 못한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한 해마루는 자신의 마음이 깨어나는 걸 느낀다. 이야기 숲에 들어갔다가 나온 해마루는 그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제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고, 스스로 생각을 한다. 성장한 것이다.
사람은 언제 변하고, 성장할까? 아마도 스스로 뭔가를 경험하고 깨우쳤을 때일 것이다. 겪어 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를 듣는다. 아주 작은 경험만으로 모든 걸 쉽게 판단하지 않기 위해, 나와 다른 누군가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이야기 세계로 들어가 보는 경험은 소중하다.
도서관에 가도, 서점에 가도, 인터넷에도 요즘 책은 참 흔하다. 마음만 먹는다면 앉은자리에서 수백 권의 책을 볼 수도 있는 세상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사람들은 책을 점점 더 멀리한다. 아무도 읽지 않는 책, 먼지가 쌓여 가는 책을 바라보며 작가는 이야기의 운명을 상상했다. 펼쳐지지 않는 책에서 잠들어 있는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작가는 이야기가 사는 숲으로 독자를 불러들여 잠든 이야기를 하나씩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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