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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점을 치는 저녁

새점을 치는 저녁

  • 주영국
  • |
  • 푸른사상
  • |
  • 2019-10-31 출간
  • |
  • 130페이지
  • |
  • 129 X 205 X 13 mm /200g
  • |
  • ISBN 979113081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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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반혁명 세력과 싸우려면 소총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소총은 먹고사는 일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소총만 도구인 게 아니다. 이념 또한 그렇다. 도구인 이념이 목적이 되어버릴 때 혁명 또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로 변해버린다. 시인은 “밀림에 뜬 애기 달 같은 노른자”를 보며 “경계를 서던 소년 병사의 팍팍한/꿈”을 상상한다. 삶은 달걀의 노른자는 하늘에 뜬 이념이 아니다. 소년 병사는 배불리 먹는 “팍팍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념이라는 이정표를 따를 뿐이다. 소년 병사가 꾸던 그 꿈을 우리 또한 마음 깊이 품고 살아왔다. 한때는 성공한 혁명의 꿈에 부풀어 들뜬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봄날 신기루처럼 덧없이 스러졌다. 삶은 계란을 먹으며 시인은 그들이 꿈꾼 세상을 상상한다. 목이 멘다. 그때 그들이 꿈을 꾸지 않았으면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시인은 삶은 달걀을 먹을 때마다 끝내 반합에 담긴 삶은 달걀을 먹지 못하고 “예수처럼 정부군에게 죽은 게바라의/살고 싶던 간절한 마음을” 떠올린다. 체 게바라는 삶은 달걀을 마음껏 먹는 삶을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려면 그는 삶은 달걀 하나도 제대로 먹지 못할 혁명 상황에 몸을 던져야 했다. 동학 농민 전쟁에 나선 농민들도 그러지 않았겠는가. 배불리 먹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그들은 손에 손에 낫을 들고, 죽창을 들고 나섰다. 낫을 들고, 죽창을 들어야만 배를 불릴 수 있는 삶이라는 게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역사는 그렇게 흘러왔다. 낫과 죽창을 들어야 민중들은 그나마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권력은 이들을 ‘폭도’니 ‘빨갱이’니 하는 말로 규정했지만, 그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기꺼이 낫을 휘두르고 죽창을 휘둘렀다. 신식 총을 쏴대는 정부군에 맞서 장렬히 죽어갔다. (중략)
주영국 시에는 파장이 된 인생들이 이곳저곳에 나타난다.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인생들이지만, 그들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살았다. 그저 열심히 살아왔을 뿐인데, 누구는 지금 통증에 시달리고, 또 누구는 공터에 버려진 채 추억을 되씹고 있으며, 또 누구(들)는 옥상에 앉아 몸이 아파도 헤죽헤죽 웃으며 허방세상을 붙들고 있다. 아무것도 붙들 수 없는 세상이다. 통증이 심한 사내는 의사가 챙겨준 노란 알약을 바닥에 흘리고도 모른다. 하긴 노란 알약을 먹는다고 통증이 사라지겠는가. 입동의 바람을 웅크린 몸으로 받아내는 분홍색 봄 이불 한 채는 어떤가? 봄 이불에서 느껴지던 신혼의 단꿈은 시간이 흐르면서 차가운 바람 앞에 내몰렸다. 저 이불을 덮고 아내와 더불어 꾸었던 봄날의 꿈은 지금 얼마나 실현이 되었을까? 꿈은 그저 꿈으로 남고, 추억은 그저 추억으로 남는 것이라지만, 그것만으로 지나간 시간을 갈무리하는 건 참으로 힘들어 보인다.
―오홍진(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모든 꽃의 이름은 백일홍이다 / 정읍 지나며 / 사마천을 읽다 / 체 게바라 생각 / 인공 눈물 / 꽃불철공소 / 검열 / 밥 / 건원릉에서 / 왕을 지우다 / 국제정치학의 시 / 전화위복 / 경비원 이씨 / 월경(越境)은 있다 / 2036년의 지도

제2부
목과(木瓜) / 백령도 11 / 백령도 12 / 파장(罷場) / 동천(冬天) / 활어 수족관 / 노가리 / 피라미처럼 / 감꽃 지다 / 잔인한 문장 /천지 장례식장 / 동물의 왕국 / 숭어잡이 / 낮술 / 금성산 오르며

제3부
그리운 단비 / 새점을 치는 저녁 / 봄 이불 한 채 / 소한(小寒) / 돌아오지 마라 / 라코스테 / 허방세상 낙조 / 엘 콘도르 파사 / 들소 / 대가의 점(·) / 떨어진 꽃들 / 북제주에서 / 봄바람 봄 나무 / 무연고 32호 / 산에서 온 편지를 강에서 읽다

제4부
상강 무렵 / 형제 상봉 기념 / 아내의 푸른 손 / 어머니의 단층집 / 망운의 설(雪) / 태풍 전야 / 오래된 집 / 아버지의 도장 / 길만이 형 /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 물속의 집 /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 / 벌초 / 배롱나무 꽃 / 부고의 자리

■ 작품 해설:눈물겨운 생존의 밥, 그리고 시 - 오홍진

시인의 말
섬의 수장고에서
오래도록 불어 있었구나
보호하거나 가두는 곳
활자가 되지 못한 시와
밀가루 반죽처럼
나도 오래도록 그곳에 있었다
섬은 더 깊어질 것이지만
우리는 이제부터
함께 더 자유로워지자
물 밖으로,
잘 가라 시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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