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지 2년이 넘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시에 정확히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지, 탄핵이 한국 법치에 얼마나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는 탄핵의 과정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진행됐다고 믿고 있다. 예컨대 국가의 삼권분립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다시 말해 입법부와 사법부가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권력 간의 균형을 지켜냈다고 생각한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표결된 뒤, 헌법재판소로 제출되고, 헌법재판소의 심리 결과 8대0 결정으로 대통령을 절차에 맞춰 ‘파면’했다고 보는 것이다. 당시 서구 언론은 주로 대통령의 뇌물과 부패를 언급했다. 언뜻 보면 마치 탄핵 사건에 대해 방대한 조사가 이뤄졌던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박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혐의에 분명한 근거가 있을 것이고, 또 그러한 근거들이 탄핵을 당하고 징역형을 받아도 충분했다고 무조건적으로 전제하였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며 민주주의 국가이고 부유한 나라이지 않은가 말이다. 또 한국의 현지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고, 국민들까지 직접 나서 촛불을 들고 일어났지 않느냐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물론, 박 대통령 탄핵 사건을 알고 있는 외국인 중 그 시기에 한국에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즉, 박 대통령에게 무슨 혐의가 있었는지,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표결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을 썼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탄핵을 지지했는지, 근거는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실제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법적 절차는 과연 공정했으며 법률에 기반을 둔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 전체를 논하기보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환으로 탄핵 사건의 일부분을 우선 소개하고자 한다. 이 부분(파트1)에서는 탄핵을 이끈 주요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국회에서 탄핵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이 보고서의 요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이 얼마나 성급하고, 부당하며, 의도적이었는지를 보여주고,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에게도 이런 행위를 할 수 있었다면, 권력을 갖지 못한 일반 시민에 대해서는 어떠했겠는가?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의 법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확장해서 말한다면,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