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사람 시인선 15
이장근 -『당신은 마술을 보여달라고 한다』 출간
이장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당신은 마술을 보여달라고 한다』가 출간되었다. 2008년 매일신문으로 등단한 이후 청소년시와 동시에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활동하고 있는 이장근 시인은 일상에서 건져낸 정직한 언어를 통해 시적 상상력을 펼쳐내고 있다.
문동만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삶이 비범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쉽사리 그렇게 살 수 없기에 우리는 시에서만큼은 다른 숨을 쉬고 다른 눈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라며 이장근 시인이 일상에서 발휘하는 입체적인 시어들에 주목했다.
“머리에 밥 쟁반을 이고 가는 여자”나 아파트 경비를 서던 “오다리 아저씨”, 말 한마디 천근만근 목구멍으로 올리던 “옆집 형”처럼, 거대한 도시 속에서 잊히거나 묻힐 뻔한 존재들을 시인은 자주 호명해낸다. 고도화된 문명사회 속에서 우리가 갈구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향한 그리움과 공동체 의식을 섬세한 시인의 안테나를 통해 잡아내고, 독자에게 송신해 준다.
“얕은 의식을 경계하며 표리부동한 언어를 밀쳐내려는 시인의 긴장감”을 토대로 쓰인 이장근 시인의 시는 “화려하게 이어지는 기다란 수사의 문장들을 찾아보긴 힘들지만, 단형의 아담한 문장들의 서까래와 바람이 통할 수 있는 너끈한 여백들 사이로 한 층 한 층 쌓아놓은 시어의 집” 혹은 “하나하나의 사연들이 쌓여 만들어진 이름 없는 돌탑처럼 보이기도 한다.”(조대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