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고백하는 자는 늘 거창한 것에 자기 사랑을 빗대려 한다. 우주나 하늘, 그도 아니면 바다…. 그러나 그들의 웅변은 늘 실패로 끝난다. 어떤 거대한 말도 사랑 옆에 두면 초라해지는 탓일 테다.
어쩌면 사랑의 유의어는 그 반대편에 있는 게 아닐까. 큰 것보다는 작고 소중한 것, 늘 아름다운 것보다는 가끔 귀찮은 것, 마음만 먹으면 멀어질 수 있는 것보다는 언제까지고 곁에 있는 ‘손톱 같은’ 것이 사랑의 본질에 가까운지 모른다.
그래서 시인들은 각자의 ‘손톱 같은’ 것에 대한 고백을 시로 썼다. 14년간 책 읽고 시 써온 그들은 자신의 곁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 계속 생각나는 것, 그래서 급기야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한다. 손톱으로 지은 우주보다 큰 사랑 고백이다.
물방울로 거대한 파문을 만드는 그들의 언어가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거창해지려 노력하지 않는 그들의 언어를 읽어 보자. 늘 곁에 있어 잊었던 사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