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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달아 큰일이야

술이 달아 큰일이야

  • 가쿠타미쓰요
  • |
  • 아르테(arte)
  • |
  • 2019-10-30 출간
  • |
  • 244페이지
  • |
  • 129 X 180 X 21 mm / 259g
  • |
  • ISBN 978895098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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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같은 걸 좋아한다니, 얼마나 멋지니?

두 사람은 사실 ‘술을’ 마시는 걸 무척 좋아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과’ 마시는 것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에 두 사람은 깊이 감동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술은 싸구려 술이든 고급 술이든 상관없이 기억에 깊게 각인될 정도로 맛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모두가 저마다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안주는 서로의 취향에 맞게 주문하고, 술은 먹고 싶은 만큼의 양을 먹고 싶은 속도로 마신다. 맛있는 술과 음식으로 기분이 한껏 고조된 상태에서 함께 나누는 시간은, 그 어떤 술보다 그들을 더 취하게 한다. 그러므로 술을 잘 마시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술은 도움을 줄 뿐이다. 한 잔에 꼿꼿이 세운 허리를 조금 굽히고 두 잔에 단추를 한 개 정도 풀고, 세 잔에 목소리를 한 톤쯤 올리며 대화는 흘러가고 밤은 깊어진다.
부부에게 술자리는 ‘나는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의 답으로 자리한다. 요컨대 무엇이 자신을 기쁘게 하는지,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우리에겐 음식보다 누구와 어디서 마시느냐는 점이 삶에서 중요한 사항이었다.
음식 취향 차이는 나를 힘들게 하지 않지만 만약 술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살아야 했다면 인생이 꽤 가혹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p.9, 시작하며)

‘가끔은 소처럼 위가 네 개였으면 좋겠어’
메뉴판을 들고 골똘해지는 밤
메뉴판을 든 부부는 세상 누구보다 진지해진다. 두 사람 모두 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는데… 아, 그것도 먹고 싶다!를 반복하는 이 밤, 부부는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상대가 좋아하는 것, 이 순간과 오늘 밤에 이렇게나 집중하는 시간은 메뉴판을 든 지금뿐일 것이다. 그러니까 저녁에 먹을 음식과 술을 고르는 이 시간은 부부에게 오늘을 견뎌낸 나를 찬찬히 점검하는 시간이자 나의 기분을 살피는 시간이므로, 곧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선물을 고를 때 우리는 그를 어느 때보다 깊이 생각한다.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마주 앉은 사람에 대해 고심하는 시간을 갖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을 전하는지 두 사람의 밤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두 사람이 보낸 이 선물 같은 밤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오늘 저녁부터 곰곰 생각하게 한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지?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지? 낮엔 어떤 메뉴가 문득 생각났었지? 식당에서 새어나오는 어떤 냄새를 맡고 고개를 돌렸지? 이렇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밤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다. 이런 밤에는 정말, 술이 달아 큰일이다.

이만큼 완벽하게 입가심을 했어도 결국은 두 잔 더 내지는 세 잔 더(이제는 딱 한 잔이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마시게 된다, 우리란 사람은.


목차


시작하며

제1야 술을 맛있게 만드는 공기
제2야 언젠가는 이 가게의 육수를 훔치리라
제3야 적당함이 고맙다
제4야 눈을 뜨면 단숨에 터키
제5야 단골이든 처음 온 손님이든
제6야 고엔지의 헌책 술집
제7야 오사카에서 합류
제8야 이 한 잔을 위해 낚시를 한다
제9야 결국 마시게 된다, 우리란 사람은
제10야 술이라면 아직 들어가니까
제11야 홍콩에서 정적 속으로
제12야 매운데, 멈출 수 없어!
제13야 지글지글, 기분 좋은 소리
제14야 소스 두 번 찍기 금지
제15야 이웃집의 서울
제16야 제법 괜찮은 어른이 되었구나
제17야 먹는 즐거움, 찾는 기쁨
제18야 소바, 소바, 소바!
제19야 먹고 싶다면 언제든, 스시
제20야 기억나지 않아도 즐거우면 그만
제21야 탱글탱글, 오도독오도독
제22야 러닝 후 바비큐
제23야 ‘굴맥’을 아시나요
제24야 더할 나위 없는 진수성찬, 피자
제25야 얼얼한 혀, 이게 바로 미얀마
제26야 훅 들어오는 인도
제27야 꿈 같은 오코노미야끼
제28야 술은 일하는 자를 위해 존재한다
제29야 해물을 연주하다
제30야 그냥 취하기는 아까운 밤
제31야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양 요리
제32야 꿈의 술잔치
제33야 만두의 저택
제34야 그냥 볶는 것만으로 이렇게 맛있을 리가
제35야 사랑을 노래하자, 사케를 마시는 밤
제36야 우리에겐 우리만의 질서가
제37야 29의 모임
제38야 이 밤, 모두와 건배

마치며

도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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